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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필요 없는 구성체는 없다…지구 생태 속 포식자의 중요성
등록일 : 2019-04-05 14:38 | 최종 승인 : 2019-04-05 14:38
이택경
▲상어와 같은 수생 포식자는 피식자 개체 수를 제어함으로써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사진=ⓒ123RF)

[리서치페이퍼=이택경 기자] 야생에서 힘세고 나쁜 놈들이 작고 연약한 녀석들을 잡아먹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책이나 영화, TV 시리즈에서 포식자는 대부분 난폭하고 무서운 존재로 묘사된다. 

이를테면 공포영화에서 상어는 종종 피 냄새를 맡고 사람을 잔인하게 공격하는 살인자 역할을 맡는다. 

상어가 바닷속 적으로 나오는 영화를 본 시청자들은 상어는 해로우며 무조건 멀리 떨어지는 게 산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포식자에게 다가가거나 가까이 있기를 두려워하게 돼버렸다. 

그런데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포식자들이 다른 동물과 심지어 사람까지 죽이는 이유는 대개 생존을 위해서라는 사실이다. 

육식동물은 다른 동물을 먹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

사실 포식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해를 많이 받는 생물 중 하나이다. 앞서 예로 든 상어만 해도 인간의 공포심으로 유발된 오해 때문에 현재 상당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포식자는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피식자를 살린다는 명목 아래 포식자를 막무가내로 없애려 들면 자칫 생태계 자체를 망가뜨리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치타대화기금(CCF)'에 따르면 포식자들은 피식자 개체군의 크기를 제어하고 질병의 확산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포식자들은 건강한 피식자뿐만 아니라 병이 들거나 다친 피식자까지 잡아먹기 때문이다. 

잡아먹히지 않은 피식자들은 훨씬 더 건강한 개체군을 형성하기 때문에 포식자의 존재는 자연도태에도 도움이 된다. 살아남은 자만이 자손을 남길 수 있는 법이다. 

포식자가 생태계에서 하는 역할은 생태계에 속한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유익하다. 그러므로 인간 스스로 인간의 생존에 지장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이 사실을 깨닫고 포식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최상위 포식자의 중요성

포식자는 어디에나 있다. 육지에도 수중에도 공중에도 포식자는 존재한다.

생태계에서 포식자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한데도 포식자는 공격과 살상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가장 심하게 박해받는 동물이다. 

인간은 대부분 포식자를 공격 대상으로 본다. 인간 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이러한 시각은 장기적으로 볼 때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한 전문 매체에 따르면 코요테, 사자, 독수리, 상어와 같은 포식자가 없으면 생태계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균형을 잃을 수 있다. 

포식자가 없어지면 식물, 초식동물, 작은 포식자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생태계에 질병이 확산하고, 덩치가 큰 초식동물들 사이 충돌이 증가하고, 초식동물의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이들의 먹이가 되는 식물종이 멸종될 수도 있다. 

로버트 레녹스, 오스틴 갤러거, 유안 리치, 스티븐 쿡 등이 수행한 110여 건의 연구에 대한 최근 리뷰는 포식자를 성공적으로 제거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포식자 개체군을 해치지 않으면서 포식자 제거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연구는 소수에 불과했으며 그것도 대부분 먹이그물에 연결고리가 적은 북극 지역에서 나온 것이었다.

▲수생 포식자는 탄소를 저장하는 유기체를 보호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사진=ⓒ123RF)

수생 포식자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

앞서 살펴보았듯 육지의 최상위 포식자는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정말로 중요하다. 그렇다면 물속에서는 어떨까? 

미국 마이애미대학 로젠스틸 해양대기과학대학원의 닐 햄머쉴라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수행한 최근 연구는 상어나 악어와 같은 수생 포식자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속에서도 수생 포식자는 굉장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전문 매체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이 연구는 인간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학적 과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햄머쉴라그 박사는 "수생 포식자는 피식자 개체 수 증가를 억제하고, 질병과 침입종의 확산을 막는 한편 유기체들의 새로운 서식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쿠버다이빙, 스포츠 낚시, 생태관광 등이 인기를 끌면서 수생 포식자가 바다에서 어떤 생태적 구실을 하는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수생 포식자가 바다에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수생 포식자와 기후 변화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캐나다 칼턴대학교의 스티븐 쿡 교수는 연구팀이 향후 조사에 도움이 될만한 16가지 우선 연구 과제를 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기후 변화가 수생 포식자의 생태학적 역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와 수생 포식자가 앞으로 인간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포함된다.

연구팀은 인간 사회에 수생 포식자가 생태계에서 하는 기능을 극대화하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연구팀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수생 포식자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생 포식자는 탄소를 저장하는 유기체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입증됐다. 바다는 우리가 대기 중에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당 부분 집어삼키고 다량의 산소를 내뿜는다. 

피비린내를 풍기는 공포의 대상이었던 상어가 사실은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 활동하면서 바다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담수 생태학자인 존 리차드슨 박사는 "포식자가 사라지면 균형 잡힌 생태계를 위한 생물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 이상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유입되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졌을 때 해양 생태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복잡성에 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왜 인간이 자연환경을 맘대로 교란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상어과 같은 수생 포식자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포식자가 막연히 두려운 적이 아니라 인간에게 이로운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리서치페이퍼=이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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