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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여전히 미신을 믿는 이유
2019-06-12 09:00:03
이택경
▲불확실한 미래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싶은 욕망이 미신이나 징크스에 집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사진=ⓒ게티이미지)

[리서치페이퍼=이택경 기자] 성인이 되어서도 미신을 믿는 사람은 많다. 거울을 깨면 안 된다든가, 검은 고양이의 앞을 가로지르면 안 된다든가, 숫자 13은 피한다든가, 사다리 아래를 지나가면 안 된다든가 등 철저하게 금기시하거나 꺼림칙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해 되도록 피하는 미신이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다. ‘미신’의 특성상 과학적 근거는 물론 없다.

미국의 월간지 리더스다이제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에서 13%는 시야에 검은고양이가 들어오면 손사래를 치고, 영국인 74%는 부정을 타지 않으려고 주문을 외운다. 또한 미국인 1,700만~2,100만 명은 '13일의 금요일'을 지금도 두려워한다. 미신이 동양권이나 아프리카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신의 사전적 의미는 ‘과학적·합리적 근거가 없는 것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다. 이런 맹목적인 믿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무지와 두려움, 마술과 운에 대한 맹신, 인과관계 곡해 등이 꼽히며, 미신의 주요 원천에는 신화, 문화, 구전 설화 등이 있다. 

사람들이 미신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사람들의 삶에 미신이 어린 시절부터 뿌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는 자신의 경험을 자식 세대에게 전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신도 흘러들어간다. 미신이 어린 아이들의 사회화 과정에 편승해 흡수되는 것이다. 

한 세대의 삶에 녹아들어 고착되고 강화된 후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미신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 이렇듯 미신은 동질감을 바탕으로 문화와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제시대 일본이 우리나라에서 대대적인 '미신 타파' 정책을 펼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일본의 미신 타파 정책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제거해 일제에 순종하는 식민지인으로 개조하려는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이었다. 

▲미신의 주요 원천에는 신화, 문화, 구전 설화 등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

또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할 때 미신을 믿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불행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 환경 탓으로 돌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 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제식이나 음모이론에 빠지는 경향이 높다는 여러 연구조사가 발표되었다.

전문가들은 미신을 맹신하는 사람들은 미신을 통해 통제력을 얻고 불안감을 해소하려 한다고 말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싶은 욕망이 미신이나 징크스에 집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국 과학전문 기자 매튜 허트슨은 "미신은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주어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심리과학 학술지 '사이컬러지컬 사이언스(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된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행운이 깃들었다는 골프공으로 골프를 친 골프 선수들의 퍼트 성공률이 35%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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