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는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며, 그 역사는 '우연의 산물'임이 밝혀졌다.

미 시카고대(University of Chicago) 연구팀은 최근 막대한 양의 고대 단백질의 유전적 변이체를 연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시카고대 유전학자 조셉 손튼(Joseph Thornton) 교수와 그의 제자인 대학원생 타일러 스타(Tyler Starr)에 의해 진행됐다.

이는 재조합 고대 단백질을 심층 돌연변이 스캐닝에 적용해 단백질 변이체의 광범위한 라이브러리를 구별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 연구는 미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과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 의해 지원됐으며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됐다.

손튼(Joseph Thornton) 교수는 진화를 취할 수 있는 수백만 가지 가능성 있는 경로와 비교해 연구를 검증했다. 연구팀은 5억 년 전의 고대 단백질로부터 현대 인간 생물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줄 새로운 기능을 부활시켰다.

팀은 방대한 유전자 변형 라이브러리를 융합한 다음 새로운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돌연변이 스캔을 사용했다. 그 결과 단백질이 역사적으로 발전한 것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진화했을 수 있는 800가지 이상의 다른 방법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로 초기에 일어난 단백질 돌연변이가 진화의 방향성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진화의 결과는 일련의 가능한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손튼 교수 연구팀은 수백 가지의 수용체 서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진화의 나무로 돌아가 고대 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적 서열을 추론했다. 이후 그들은 고대 단백질 근처의 유전자를 합성 및 기능 분석을 실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조상 수용체가 새로운 표적 서열에 결합하는 능력을 진화하게 하는 척추동물이 출현하기 전에 일어난 세 가지 중요한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손튼 연구팀은 이를 ▲새로운 기능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진화 경로 ▲달성하기 가장 쉬운 진화 경로 ▲가장 유효한 진화를 위한 경로의 세 가지 가능성으로 열어놓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셉 손튼 (Joe Thornton) 박사는 시카고 대학교 (University of Chicago)의 생태 및 진화 및 인간 유전학 교수이다. 그는 또한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이기도 하다. 손튼 교수는 이 분야의 선구자로 지난 15년 동안 이른바 '분자 시간 여행'을 계속해 왔다.

연구팀은 2013년에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라는 단백질 군의 기능을 성공적으로 부활시키고 분석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는 테스토스테론 및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의 발달과 암, 생리학 및 성 재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중재한다. 다양한 호르몬을 식별하고, 여러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시키는 서로 다른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표적 근처의 응답 요소라고 불리는 DNA 서열에 특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이를 수행한다.

연구팀의 스타(starr)는 반응 요소에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의 조상 수용체 변이체의 엄청난 수를 평가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모든 중요한 진화 경로를 포함하는 16만 개에 달하는 변이체를 합성했다. 이어 레이저 구동장치를 사용해 수억 개의 효모세포를 그들의 형광색에 따라 분류한 뒤 고성능 시퀀싱을 사용해 각 수용체 변이체를 조상 전래의 기능과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으로 연결시켰다.

그 결과 조상 전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828가지 버전의 단백질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역사를 통해 자연적으로 진화한 단백질보다 훨씬 뛰어났다. 이에 대해 손튼 교수는 "몇 가지 우연한 계기가 진화라는 특별한 결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손튼 교수는 "우리 모두는 이 단백질의 같은 유전자 서열을 공유하고 있어 진화적 운명에 의해 가장 최상의 버전에 도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진화가 취할 수 있는 다른 수백 가지의 방향이 있다"며, "우연히 일어난 진화의 역사에 특별한 것은 없지만 몇 가지 우연한 단계들이 우리를 이 유일하고 우연한 결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연변이 심층 스캐닝 기술이 진화생물학자와 유전학자 및 생화학자에게 강력한 연구 도구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 접근법을 사용해 일련의 가능한 결과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기 위해 대대로 이어지는 '조상'들을 진화 역사의 다른 관점에서 연구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는 분자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으며, 일단 거기에 타게 되면 구현이 가능했을지 모를 모든 대체 역사를 동시에 따라가 볼 수 있다"며, "이것은 모든 진화생물학자들의 꿈의 분자 버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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