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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개구리가 자신의 독에도 안전한 이유
등록일 : 2017-10-02 09:00 | 최종 승인 : 2017-10-02 09:00
변정민

[리서치페이퍼=변정민 기자] 화려한 색으로 뒤덮인 조그마한 독 개구리는 우리가 흔히 예상하듯이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다. 사이언스 지에 실린 한 논문에서 연구진은 독 개구리들이 어떻게 스스로 중독되지 않는지 밝혀냈다. 해답은 신경세포 수용체(receptor)에 있었다.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유독한 에피바티딘을 가진 개구리 종에 대해 조사해왔으며, 이 개구리의 독성이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준다고 밝혔다.

개구리 독은 포식자의 수용체에 부착되어 발작, 고혈압, 심지어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개구리가 자기 수용체를 구성하는 2500개 아미노산 중 3개를 변화시켜 에피바티딘이 결합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유전적 돌연변이는 개구리의 진화에서 3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텍사스 대학의 연구원인 레베카 타빈은 개구리 독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타빈은 개구리 독에 관한 연구가 "유기체가 스스로 진화하여 자신의 독에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진화는 세 가지 다른 개구리 종류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타빈은 심지어 수백 종의 개구리가 모두 다른 유형의 독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타빈은 통합생물학과의 헤롤드 자콘 교수와 데이비드 카나텔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더불어 개구리 독성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십 수년간, 에피바디틴라는 독극물을 중독성이 없는 진통제로 사용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왔다. 개구리 독소로부터 수백 가지 화합물을 추출하여 연구가 진행됐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대중적인 사용은 배제됐다.

이번 연구는 수용체와 뇌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독 개구리가 어떻게 독성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는지 보여준다. 이는 진통제나 니코틴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에피바디틴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마약 및 알코올중독 연구센터의 연구원인 세실리아 보르게제는 수용체가 약물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냄으로써 더 나은 약을 개발하는데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밝혔다.

수용체에 결합하는 개구리 독

수용체는 외부와 내부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 단백질의 한 유형이다. 수용체는 딱 맞는 열쇠를 만날 때까지 굳게 닫혀있는 자물쇠와 같다. 정확한 모양을 갖춘 화합물이 다가오면 수용체는   스스로 활성화하고 신호를 전송한다. 타빈과 동료들이 연구한 이 수용체는 보통의 경우 화합물질이 접촉할 때 기억이나 청각 활동을 일으킨다. 하지만 유독한 에피바티딘이 개구리 포식자의 수용체에 달라붙는 순간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일어난다. 에피바디틴은 세포의 기능을 바꾸고 치명적인 증상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자들은 에피바티딘을 사용하는 개구리가 독성 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방법으로 개구리는 독이든 '마스터 키'의 기능을 완전히 차단시켰다. 개구리는 돌연변이를 통해 독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또다른 유전자 돌연변이 덕분에 '마스터 키'의 독성 기능을 계속하여 유지할 수 있었다. 개구리가 독성에 대항하는 능력은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개구리 독으로 질병을 치유하다

개구리의 독성에 대한 저항성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과학자들은 수용체가 에피바티딘에 직접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한 기능은 유지한 채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방문 학생이었던 빕케 작스와 보르게제는 애드론 해리스의 실험실에서 인간 수용체뿐만 아니라 개구리의 역할을 연구했다.

보르게제는 아미노산이 약물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수용체를 변형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보르게제는 수용체가 에피바티딘에 대한 저항성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세포가 정상 기능을 유지한다는 사실에 매료되었다.

이 연구를 통해 수용체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여기에 작용하는 약물을 고안하려는 과학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수용체는 인간의 통증 및 니코틴 중독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 연구는 흡연 중독을 치료하거나 진통 효과를 내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진화를 역추적하다

연구진은 에콰도르 과학자들과 함께 에피바티딘 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독을 사용하거나 비독성을 보이는 28마리의 개구리 종으로부터 조직 샘플을 채집했다. 타빈과 연구진은 특정 수용체를 가진 개구리 종을 분류해냈으며, 유전적 진화를 파악할 수 있는 유전 계통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2016년 이 연구 그룹은 바트라코톡신(batrachotoxin)이라는 신경독에서 개구리를 보호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이 프로젝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내셔널 과학 재단, 내셔널 과학 협회 및 7개의 연구 학회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리서치페이퍼=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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