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산호초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홍해 아카바만의 산호초는 기후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카바만 산호초 특유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능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호의 개체수는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산호초의 표백화를 통해 육안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이 산호초의 '표백'은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초 세포가 자신과 공생하는 조류를 몰아내면서 일어나며, 현재 전 세계 산호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현상은 지구상 가장 다양한 생태계의 멸종 전조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생태계를 구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발견됐다. 영국왕립오픈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자는 북부 홍해 아카바만의 산호초는 지구온난화뿐만 아니라 해양 산성화 영향에서도 번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한 예로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Great Barrier Reef)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표백이 진행 중이며 2,300km 규모의 생태계에서 2/3를 차지하는 지역의 산호초가 표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 산호초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은 형편이다. 산호초 보존을 위한 새로운 희망

UNIL (로잔대학교)과 EPFL (로잔공과대학), 그리고 이스라엘에 위치한 다른 두 개 기관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아카바만에 있는 스틸로포라 피스틸라타 종의 산호를 대상으로 6주간 고온수와 산성화를 주제로 실험했다. 조성된 해양 환경은 미래의 해당 지역 상태를 예측해 고안됐다. 현재 해수 온도는 10년 당 0.4~0.5℃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산호초의 골격 형성 능력 및 에너지 신진대사, 숙주와 공생자 간 분자 수준의 영양소 교환 등의 다양한 변인을 측정해 주요 생리학적인 기능을 조사했다. 그리고 이러한 건강 변인이 실험의 불리한 조건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스위스 EPFL의 과학자 토마스 크루거 (Thomas Krueger)에 따르면, 이러한 조건 하에 있는 다른 지역의 대부분의 산호초는 탈색이 된다. 그러나 아카바만의 산호초는 이를 견뎌냈다. "우리가 측정했던 대부분의 변인들이 개선됐다. 이는 아카바만의 산호초가 현재 부적절한 온도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크루거는 산호초는 미래에 일어날 해양 온난화에 더욱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틸로포라 피스틸라타 종은 아카바만보다 다른 지역에서 더욱 많이 분포되어 있지만,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내열성을 보이는 산호초는 없었다. 과학자들은 아카바만의 산호초가 열에 내성이 생기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바르일란 대학교 생명과학부 마오즈 파인 (Maoz Fine) 교수는 아카바만의 산호초가 홍해의 특별한 지질학으로 인해 미리 열내성에 순응한 것으로 판단했다.

약 1만년 전 빙하시대가 사라지면서, 산호초는 인도양 남부와 연결된 홍해 전체를 점유하기 시작했다. 홍해는 열 증감률이 있는 커다란 욕조로 묘사할 수 있다. 홍해의 남쪽 어귀의 수온은 여름에 32℃에 달한다. 걸프 북쪽으로 뻗어있는 곳은 점점 차가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따뜻한 해수에 내성이 있는 산호초 폴립은 홍해의 "열병목현상"을 통과하면서도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온수와 냉수 양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개체는 아카바에도 수명이 이어지는 것이다. 자연 선택의 전형적인 사례다.

마오즈 교수에 따르면 아카바 산호초는 연체동물과 산호초 성장에 지장을 주는 해양 산성화에도 상대적인 회복력이 있다. 아카바 산호초는 백악질의 골격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산호초와는 달리 세포조직으로 덮여있다. 게다가, 아카바 산호초의 항상성은 내부 pH 수치를 유지해준다.

산적한 문제들

아카바 산호초가 산호초 멸종을 막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기후 변화 외의 다른 환경오염이 여전히 아카바 산호초의 생태계에 큰 위협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곳 산호초도 다른 해양 생물처럼 석유 오염이나 양식장의 폐기물, 제초제 화학물 등에 취약하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와 해양 산성화 때문에 아카바 산호초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산호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산호초에 국제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PFL 및 UNIL의 앤더스 메이봄 (Anders Meibom) 교수는 아카바만 주변 국가들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은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산호초가 해수 온도 상승에 내성이 있지만 오염 및 남획 같은 인간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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