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123RF

헌팅턴병의 치료제 개발은 오늘날 의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헌팅턴병은 무엇일까?

헌팅턴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되는 진행성 퇴행성 질환이다. 헌팅턴병 환자들은 30대나 40대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이보다 어린 나이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소아 헌팅턴병이라 불린다. 보통 근육간 조정능력이 상실되고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정신적인 문제가 동반돼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1. 근육간 조정능력 상실: 몸의 일부가 갑자기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무도병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근육 수축, 안구 운동 둔화, 비정상적 걸음걸이와 자세 증상도 나타나며 신체 균형을 잡기도 어려워진다. 말하기나 삼키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2. 인지능력 저하: 어떤 과제를 조직화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유연성이 없어지며, 한 가지 생각이나 행동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충동 조절이 안 돼 갑작스레 감정을 폭발하기도 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느려지며,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3. 정신적 문제: 화를 잘 내고 우울해 하거나 냉담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불면증, 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기도 한다. 강박장애, 광적인 행동, 조울증도 흔히 나타난다.

소아 헌팅턴병 환자들은 앞서 배운 것을 잊어버리거나 학교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고 문제 행동을 보인다. 근육이 경직돼 걸음걸이가 비정상적이 되고 운동 기능이 저하돼 손으로 글쓰기가 어려워지고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 헌팅턴병의 유전적 배경

사람은 두 가지 종류의 헌팅틴(HTT) 단백질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이 유전자의 삼핵산 반복(trinucleotide repeat) 수는 개인별, 세대별로 다르다. 건강한 유전자에서 동적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반복 수가 늘어나 결함이 있는 유전 인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이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면 돌연변이된 헌팅틴 단백질인 mHTT가 만들어진다. 헌팅턴병의 모든 증상은 뇌에서 HTT와 mHTT의 기능이 서로 충돌해 생긴다.

헌팅턴병은 한 개의 유전자에서 나타난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보통염색체우성질환이다. 결함 유전자가 하나만 있어도 헌팅턴병에 걸린다는 의미다. 부모 중 한 명이 결함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헌팅턴병 유전자를 물려받을 확률은 50%다. 부모 중 한 명이 결함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았다면 헌팅턴병에 걸리지도 않고 자녀에게 다시 유전자를 물려주지도 않는다.

헌팅턴병 진단법은 이미 나와 있지만,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유전자 검사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18세 이전까지는 유전자 검사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종합 신경 검사를 통해 소아 헌팅턴병을 진단할 수 있다. 착상 전 유전 진단(PGD)을 통해 시험관 아기(IVF)의 결함 유전자 보유 여부를 알아볼 수도 있다.

◇ 발병 비율

서방 국가에서 헌팅턴병 환자 비율은 10만 명 당 5~7명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마라카이보 호 지역에서는 10만 명 당 약 700명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발병 비율을 보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6,700명의 헌팅턴병 환자가 보고됐고 발병 비율은 10만 명 당 12.4명이다. 호주와 뉴사우스웨일스의 헌팅턴병 환자 수는 1,800명 이상이며 9,000명 가량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중국, 한국, 일본계 인구는 헌팅턴병에 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시토닌-아데닌-구아닌 반복이 덜 발생하고 일배체형이 다르고 유전적 다형 현상이 상이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성인의 경우 헌팅턴병 증상이 나타난 후 15~20년 생존한다. 소아 헌팅턴병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후 10~15년 생존한다. 성인보다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사망률은 100만 명 당 2.27명으로 주로 폐렴, 심장병, 뇌졸증 등 합병증이나 정신장애, 사고 등으로 사망한다.

◇ 관리 방법

현재로서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 방법도 병이 진전되면서 효과가 감소한다. 테트라베나진(tetrabenazine)은 무도증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항파킨슨병 치료제는 근육 경직을 완화시켜주며, 항정신병 치료제는 행동 문제를 완화시켜준다. 병이 상당히 진전된 환자의 경우 종합적 간호와 물리치료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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