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123RF

거대 초식공룡들이 사실은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으며 갑각류도 먹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 미국 유타 지역에서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초식공룡 하드로사우루스의 배설물 화석에서 게로 추정되는 갑각류가 발견된 것이다. 초식공룡이 사실은 초식동물이 아니었던 셈이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하드로사우루스가 생식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한 기간 동안 갑각류를 먹어 칼슘과 단백질을 보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 주둥이를 가진 하드로사우루스의 후예로 알려진 현재의 조류들도 이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는 중요한 발견이다. 공룡과 현재 조류 간 진화 이론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초식공룡들이 갑각류를 먹는 식습관이 있었다는 발견은 학계에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초식공룡들이 변화하는 진화 여건에 적응하기 위해 식습관을 수정했다는 설명이 대체적이다. 연구를 이끈 캐런 친 미 콜로라도대 교수는 "공룡에 관한 현재 지식으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행태다. 매우 놀라운 발견이며, 이러한 행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친 교수는 동물 배설물의 화석을 뜻하는 분석(糞石)의 검사 결과 미 그랜드스테어케이스-에스칼랑트 국가기념물에서 3개 지층에 걸쳐 분포된 최소 10개의 하드로사우루스 분석 샘플에서 갑각류 껍데기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보아 의도적인 섭취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친 교수는 "처음에는 갑각류가 절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저 놀라웠죠. 하지만 고대 생물의 행태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니까요."라고 말했다.

분석 샘플이 하드로사우루스의 배설물인지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들은 분석이 고대 하드로사우루스의 서식지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다른 설명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공룡 배설물 전문가인 친 교수는 하드로사우루스의 배설물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드로사우루스 분석에는 부패한 나무조각도 있었는데, 이는 하드루사우루스가 썩은 나무둥치에 서식하던 갑각류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친 교수는 하드로사우루스가 썩은 나무를 먹는 과정에서 우연히 갑각류를 함께 삼킨 것은 아닐 것이라고 추정했다. 우선 15개의 분석 샘플을 정밀 검사한 결과 10개의 샘플에서 갑각류가 발견됐다. 또한 15개의 샘플 모두 20km 반경 내에서 발견됐고, 각 샘플의 주인들 간에는 수백 년의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친 교수는 "반복적인 식습관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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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로사우루스가 섭취한 갑각류의 크기가 우연히 삼키기에는 꽤 컸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친 교수는 하드로사우루스가 갑갑류를 의도적으로 먹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썩은 나무를 먹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하드로사우루스가 산란기에만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갑각류를 먹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친 교수는 "알을 낳는 동물들은 산란기에 알 껍질을 만들고 배아에게 영양분이 되는 노른자를 제공하기 위해 단백질과 칼슘을 급속도로 보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조류가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다른 특징들과 더불어 조류의 공룡진화설을 뒷받침하는 공룡의 행태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현재 조류 중 채식을 하는 조류들이 산란기에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하드로사우루스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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