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셔터스톡

농업 기후보험은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 등 극심한 기후 여건, 이로 인해 날로 심각해지는 작물 및 가축의 피해 때문에 생겨났다.

그 중 국제적 기후보험은 개발도상국 농부들에게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기부자들이 고안해 낸 것이다. 농업 부문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가 극심한 곳은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이다. 주요7개국(G7)이 시작한 인슈리질리언스 보험(InsuResilience Insurance)이 대표적 예다. 이 보험은 기후보험의 대상자 확대뿐 아니라 인식 개선, 기금 마련, 혁신과 지식 생산, 지식의 교환 및 전파를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UFZ의 사회생태학 모델 담당자인 브리짓 뮬러 박사는 기후보험은 선의에서 시작됐지만 부정적 측면이 있으므로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보험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뮬러 박사는 동료 전문가들과 손잡고 전 세계 농업부문 기후보험의 전반적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기후보험의 경제적 효과도 상당히 의심스러웠고 사회 및 생태적으로도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뮬러 박사는 기후보험이 농부들에게 안전하고 유용한 보험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허점이 많아 사회생태학적으로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소규모 농장주들은 통상 가뭄이나 다른 기후 재앙이 닥쳤을 때에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담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물을 키운다. 이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강화되고 토지의 질도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기후보험은 한 가지 작물에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농부들이 재앙이 닥쳤을 때 보험금을 받기 위해 단일작물만 재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토지의 질이 떨어지고 비료와 살충제를 더 많이 사용하게 돼 결국 수질 오염으로 이어진다. 한 가지 원인에서 꼬리를 물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보험이 한 가지 작물에만 적용되면 농부들은 보험을 믿고 수익은 더 크지만 기후재앙이 닥쳤을 때 손실이 큰 위험 작물을 더 많이 재배하게 된다.

또한 소규모 농장주들 간 네트워크도 약화될 수 있다. 농부들은 향후 발생 가능한 문제를 공유하기 위해 서로 활발히 소통한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잠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직 문제에 직면하지 않은 농부들은 미리 경고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후보험이 적용되면 이미 문제가 해결된 셈이므로 해당 농장주는 그저 입을 다물고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 사진 출처 : 팩셀스

이러한 문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가축농장에 적용되는 기후보험도 상당히 문제가 많다. 우선 가축농장주들에게는 이러한 보험의 존재를 알리는 것 자체가 어렵다. 동아프리카와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의 가축농장주들은 대부분 유목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언제나 이동하기 때문에 보험 가입 자체가 요원하다. 또한 항상 이동 중이기 때문에 이들과는 보험 정책을 조율하기도 어렵거니와 가축에 대한 정확한 기록도 어렵다. 정확한 기록이 없으면 보험금 지급이 어려워진다.

뮬러 박사의 연구팀은 기후보험의 문제점을 개선할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가 극심할 때에만 보험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극심하지 않은 문제는 농부들이 자체적인 위험 관리 전략을 활용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뮬러 박사는 "미국의 기후보험을 참고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기후 문제로 인해 최소한의 작물 재배가 어려울 때만 보험이 적용된다. 기후보험은 환경과 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 재편성돼야 한다. 발전기금이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며 여러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한 방식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