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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후 지인들 간 친밀도 높아진다
페이스북 대상 온라인 연구에 주목
등록일 : 2017-04-27 21:40 | 최종 승인 : 2017-04-27 21:40
정세진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한 사람이 사망한 후에도 그 지인들은 한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의 사회과학자 윌리엄 홉스 박사는 샌디에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페이스북 데이터과학자인 모이라 버크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이 페이스북에 있는 수천 명의 친구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누군가 사망한 지 2년이 지난 후에도 그 사람의 친구와 지인들은 이전보다 서로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한 사람의 사망 같은 정신적 외상을 겪은 후 사회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회복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 연대를 강화하는 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금까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친구 그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죽음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거나 천천히 붕괴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인간관계의 구심점이 되던 누군가가 사망할 경우, 그의 지인들은 하나의 공통분모를 갖게 된다. 그러나 사망 후 시간이 흐르면 지인들 간의 네트워크는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페이스북에서 지인을 죽음으로 잃은 1만5129명의 친구 네트워크와 그렇지 않은 3만258개의 네트워크로 구성된 익명의 통계를 수집했다.

상호 작용을 측정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의견, 게시물 및 사진 태그를 계산했다. 고인의 경우 각각 6개월 동안 적어도 한 번 이상 상호작용한 '친한 친구'를 토대로' 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렸는지를 집계했다.

아울러 사망자가 6개월 이상 연락하지 않은 친구와 페이스북 상에서 연결지점이 없는 '낯선 사람'도 연구에 포함됐다.

그 결과 사망 직후 1개월 동안에는 사망자의 친한 친구가 평소보다 약 30% 이상, 그리고 사망자의 지인과 평소보다 약 15% 이상 상호 작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낯선 사람과의 소통에는 변화가 없었다.

1년이 지나면 친구와의 의사소통은 몇 개월 가량 중단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년 후에는 고인의 지인들과의 상호작용은 대조군에 비해 약 3% 높았다.

다만 사인에 따라 네트워크의 형태는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상호 작용이 사망 후에도 활발한 경우는 암 혹은 의도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 후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알코올 남용 등으로 인한 자살이나 성병 같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게 여겨지는 죽음의 경우는 지인들의 상호작용이 더 적게 나타났다.

또 사망 후 지인들의 소통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층은 20세에서 24세 사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테네시주 멤피스 대학교의 임상 심리학자 인 로버트 네이메이어 박사는 이 연구에 대해 "정말 매혹적인 방법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고인과의 연결고리가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는 창의력과 인식에 감탄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방법론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가령, 연구원들은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쓴 글을 분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네이메이어 박사는 "이들이 진정한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면 분노나 무력감의 표출, 또는 사망자의 기억을 유지하려는 내용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하이오 주립 대학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정치학자 로버트 본드 박사는 "콘텐츠의 표본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이들로 한정돼 있다"며 다른 유형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모델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네이메이어 박사는 이 연구에 대해 애도의 집합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슬픔에 대한 연구는 개인 또는 몇 가지 긴밀한 관계에 초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그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우리의 장소와 시간, 신앙 및 전통과 세속신앙의 의식을 그리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슬픔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가령 이 연구는 젊은 사람들이 지인의 죽음 후 새로운 유대를 형성하는 데 더 유동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자살과 마약 중독 같은 이른바 '낙인찍힌' 죽음과 고령자의 경우에는 유대감이 비교적 적게 나타난다.

네이메이어 박사는 또한 이 연구를 오프라인으로 가져가 더 확장시킬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r)'에 게재됐다.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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