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한 새가 아니라 참새와 같은 흔한 새의 개체 수가 급감했다(사진=셔터스톡)

북미지역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30억 마리 가량의 새가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희귀한 새가 아니라 참새와 같은 흔한 새의 개체 수가 급감했는데, 이는 생태계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코넬대학 케네스 로젠버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의 조류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1970년대 약 101억 마리에서 현재는 약 72억 마리로 30% 가까이 줄었다. 새 4마리 당 1마리 꼴로 사라진 것이다.

사라지는 새들

연구진은 1970년부터 실시된 1개 조류 개체군 조사 통계와 철새 추적 기상 레이더 자료,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북미지역 조류 종의 4분의 3에 달하는 529종의 개체 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짝짓기가 가능한 성체 조류 기준으로 개체 수가 30억 마리 가까이 줄었다. 게다가 개체 수 감소는 전반적인 조류 종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동물 종이 서식하는 숲속에서는 10억 마리의 새가 사라졌고 초원에 서식하는 새는 7억 마리가 사라졌다.

로젠버그 박사는 "인류가 바꿔놓은 자연이 조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지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들이 이처럼 많이 사라진 데에는 천적의 활동 보다는 서식지의 환경이 변했거나 서식지가 아예 사라진 것이 더욱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새 개채 수 감소는 현재 진행형

연구진은 또한 집참새 등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새들도 멸종 위기는 아니지만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어 생태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보통 새는 희귀종처럼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벌레를 잡아먹고 식물의 수분을 돕는 등 생태계 유지에 필수 역할을 한다.

종달새는 개체 수가 67%, 찌르레기는 44%, 참새와 휘파람새는 각각 38%, 되새는 37%, 제비는 22%, 개똥지빠귀는 10%가 줄었다.

다만 파랑새 등 인간이 보호 노력을 펼친 종들은 오히려 개체 수가 늘어나 사람의 활동에 따라 조류의 생존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반영했다.

로젠버그 박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무서운 사실은 이러한 새들의 개체 수 감소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너무 늦은 다음에야 알아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상에서 새가 사라진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사진=셔터스톡)

새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새들은 아름다운 날개와 깃털로 눈을 즐겁게 하는 것 외에도 생태계 보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립 조류협회인 오듀본소사이어티에 따르면, 새들은 지구에서 독특한 임무를 수행하며 환경과 여타 생물의 생존을 돕는다. 새들은 식물과 나무의 꽃가루와 씨앗을 퍼뜨려 수분을 돕기도 하고 영양분을 토양으로 돌려보내기도 한다. 

또한 새들은 작물을 망칠 수 있는 곤충을 잡아먹어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갈매기는 농장에서 귀뚜라미를 잡아먹어 작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새들은 자연의 청소부로도 활동하다.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영양분을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새가 사라진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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