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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죽는 식물, 유전자 조작으로 예방할 수 있다?
등록일 : 2019-10-11 11:07 | 최종 승인 : 2019-10-11 11:07
이택경
식물은 홍수로 익사할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이택경 기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연구팀은 일부 식물종은 생물학적 과정을 통한 방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날이 악화되는 기후변화는 폭염이나 가뭄, 홍수 등의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를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한꺼번에 많은 양의 비를 쏟아내는 폭우와 홍수는 자칫 식물들을 익사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동식물 생태계 파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식물도 익사한다

물은 식물이 자라고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더운 지역이든 추운 지역이든 모든 지역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생존하기 위해 자신에게 알맞은 충분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식물, 가령 선인장같이 사막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 식물종의 경우 물이 증발되는 것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잎이 부족하다. 이에 선인장은 물을 주지 않아도 2년까지 거뜬히 살아갈 수 있다.

식물은 물이 필요하면서도 익사하는 사태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는 다소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식물은 건조해지는 경우보다 물에 잠길 경우 더 빨리 죽는다. 식물 종에 따라 물의 양을 달리 맞추고 정기적으로 관리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에 잠겨있는 식물의 경우 대개 흙이 젖어있거나 물이 차 있는 동안 잎이 시들어 있을 때가 많다.

식물이 이처럼 익사하는 이유는 바로 뿌리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식물은 보통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진 이후, 해당 토양에서 자라고 적응하기 위해 몇 주간 뿌리를 내린다. 그러나 토양에 너무 많은 물이 있으면 공기주머니 공간이 없어지게 되는데, 이는 뿌리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든다. 그럼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고 질병에도 취약해진다. 결국엔 익사한다.

방수 메커니즘 가진 식물 유전자 조작

대학 생물학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식물이 익사하는 것을 막을 방법을 알아냈다. 일부 특정 종에서 발견된 유전자 기능과 관련성이 높은데, 이를 제대로 조작하면 극심한 홍수 속에서도 식물의 생명을 보존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스존 하트먼은 "식물이 물에 잠겼다는 것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면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과정에 착수할 수 있다"라며, 2가지 전략을 공개했다. 먼저 한 가지는 일명 '스노클 반응' 전략으로, 잎과 줄기가 물에서 나와 공기와의 접촉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위로 성장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홍수가 다 지나갈 때까지 산소 및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성장과 신진대사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하트먼은 특정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면 식물에서 엎드려있는 부분을 위로 이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익사 시 산소 부족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유전자 변형이 산소 소모를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결국 뿌리가 홍수에서도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연구팀은 극한 환경에서 잘 견디는 애기장대를 통해 방수 유전자를 분석했다. ERFVII 전사의 안정성이 산소와 일산화질소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물이 증가하면 다른 유전자에 잠수 신호를 보내 전사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럼 다른 유전자들은 저산소증이나 산소 부족을 피하기 위해 잠수한 식물에 경고하도록 반응한다.

연구팀은 에틸렌을 통해 일산화질소를 고갈시키는 방식을 적용, 저산소증 경고를 보내는 식물들의 반응을 높였다. 그리고 이 같은 방법으로 제한된 양의 산소에 대항해 생존할 수 있도록 식물을 미리 적응시켰다. 실험에서 에틸렌은 저산소증이 일어나기 전 ERFVII 안정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소 농도가 여전히 안정되어 있더라도 보존 상태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이 방법은 유전자가 부족한 식물에 유입시켜 홍수처럼 산소가 부족한 다른 환경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잎과 줄기가 물에서 나와 공기와의 접촉을 회복할 수 있도록 위로 성장하게 만들 수 있다(사진=셔터스톡)

증가하는 기후 관련 재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기후 관련 재난은 지난 1980~1990년 149건에서 2004~2014년 332건으로 급증했다. 경제적 피해 역시 1980~1990년 사이 연평균 140억 달러(약 16조 6,700억 원)였지만, 이후 2004~2014년에는 1,000억 달러(118조 9,100억 원)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3~2013년 기후 관련 재해 피해와 손실을 가장 많이 받은 부문은 바로 농업으로, 전체 피해액 가운데 17%나 차지했다. 손실은 31%였다. 특히 농작물은 홍수와 폭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부문으로, 59.1%나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은 ▲가축 8.6% ▲수산양식 31.3% ▲임업 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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