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세계 여성 과학자와 기술자 수는 남성보다 훨씬 더 적다(사진=123RF) 

여성의 사회 생활 진출은 지난 수 십년간 증가하면서 동등한 취업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 여성 과학자와 기술자 수는 남성보다 훨씬 더 적다. 여성들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남성보다 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격차 커지는 STEM 분야 성비

실제로 STEM 관련 사이트 빌드바이미에 따르면, 현재 STEM에 종사하는 성비는 남성이 72%인 반면 여성은 28%에 불과하다.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전망이라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대학에서 STEM 과목을 수강하는 여학생들은 늘어나는 추세로, 대학에서 STEM 관련 학위를 딴 여성의 수는 지난 10년 간 5만 명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성 격차 역시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여성만큼 STEM 과목을 전공하는 남성 수 역시 급증하기 때문으로, 여성 수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관련 학위를 가진 여성을 비율로 따지자면 25%에서 24%로 감소한 추세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몇 년 안에 비율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매체는 또한 유색 인종 여성의 수 역시 더 적다고 지적했다. STEM 관련 여성 박사 출신은 86%가 백인 혹은 아시아계이지만, 라틴계와 흑인 여성은 각각 4%, 3%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급여가 불평등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떠오른다. STEM은 비교적 고임금 분야지만, 여성 근로자의 평균 급여는 남성보다 더 적은 것. STEM 분야의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89센트를 번다. 격차가 더 큰 야도 있다. 그중 하나는 화학 분야로, 여성은 남성보다 무려 30%나 더 적게 받는다.

STEM 분야에 여성이 적은 이유

이처럼 STEM 분야에 여성 수가 더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은 바로 성별에 관한 고정관념이다. 가령 남자아이들은 공간적인 일에 더 뛰어나고 여자아이들은 언어적 기억력에 더 뛰어나다는 사회적 인식이다. 

그러나 수학에서 성별 차이를 메타분석한 한 연구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대학여성협회(AAUW)가 수행한 이 연구는 고정관념적 위협이 여성들의 STEM에 대한 부담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과를 평가받는 것과 관련된 분야나 일에서는 더 많은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성별 고정관념은 여성의 STEM 분야 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사진=123RF)

가령 수학 시험을 볼때 여학생들은 자신이 수학에 재능이 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선입견은 추가적인 인지적 및 감정적 부담을 더욱 안기도록 만드는데, 결국은 이러한 부담감이 성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고정관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사실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성별과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암묵적인 편견은 의식적인 믿음보다도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게다가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 비교적 성평등이 잘 자리했다고 평가받는 국가들에서도, STEM과 관련된 직업에서는 여전히 남성 비율이 더 높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스웨덴 중등학교 1,3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인용해, 이 같은 차이가 일명 '사회적 소속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소속성이란 십 대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별과 어떻게든 더 관련성이 있다고 믿는 과목과 보다 잘 어울린다고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또한 '자기효율성', 즉 한 영역에서 더 잘 성공할 수 있다는 개념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많은 이들은 다른 분야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신이 더 잘하는 안정적인 길을 택하는 성향이 강해 자신이 유능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길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이는 학교에서 남학생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뽐낸 여학생들이, STEM 분야에서는 훨씬 더 낮은 자기효율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즉 이러한 부정적 요인은 여성들이 스스로 STEM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굴복하도록 만든다.

 

 

여성을 위한 지원 필요

뉴욕줄기세포재단(NYSCF)와 미시간대학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서는, STEM 분야가 여성을 적극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여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부족할 뿐 아니라 500여 개 이상의 기관에서도 여성의 승징과 채용, 고위직 유지 등에서 남성보다 훨씬 더 부족한 규모를 드러낸 것이다. 두 단체는 지난 4년간 STEM 내 여성의 대표성을 평가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는 학부와 졸업생, 대학원생들 사이에서 여성의 활약이 잘 나타나고 있지만, 연차가 증가함에 따른 STEM 분야의 여성 대표성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각 요인의 50% 이상에서 조교수는 평균 42%, 부교소는 34.2%, 그리고 전임교수는 23.4% 감소한 것이다. 

또한 평가를 받은 모든 기관들은, 기관 관행에 유의미하거나 체계적인 변화도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NYSCF의 수잔 L.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여성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그 분야 전체가 고통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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