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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연쇄살인범에 얽힌 이야기
등록일 : 2019-11-12 11:37 | 최종 승인 : 2019-11-12 11:39
최재은
여성 연쇄살인범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뉴스나 미디어의 고정관념 때문이다(사진=123RF)

[리서치페이퍼=최재은 기자] 희대의 살인마, 악마 같은 연쇄살인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잔인한 살인범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연쇄살인이나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여성 범죄자도 많다. 연쇄살인범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대부분 범죄자의 이름도 남성이지만 여성 연쇄살인범에 대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다. 역사적으로 여성 연쇄살인범이 존재하지 않았던 걸까? 그렇지는 않다.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아틀란틱은 지난 30년 동안 연쇄살인범의 수가 85%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오늘날 일어나는 모든 살인 사건의 1%가량이 연쇄살인이며, 모든 연쇄살인범 중 15% 미만이 여성이고 나머지는 남성이다. 여성 연쇄살인범은 남성 연쇄살인범에 비해 조용하고 덜 지저분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여성 연쇄살인범이 남성 연쇄살인범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우선 숫자가 적기 때문이고, 대체적으로 연쇄살인 등 흉악 범죄나 강력 범죄의 가해자는 모두 남성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빅토리아 시대에는 미국과 영국에서 여성 연쇄살인범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당시 여성 연쇄살인범들은 남편이나 아이를 죽이는 경향이 있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여성 연쇄살인범은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바토리 백작부인이다. '피의 백작부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토리는 수백 명이 넘는 소녀와 젊은 여성들을 죽이거나 고문했다. 그러나 단 한 건의 유죄 선고도 받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여성 연쇄살인범은 일반적으로 매우 영리하고 매력적이고, 무모하지만 자제심이 있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연쇄살인범이 되는 이유

 

 

여성 연쇄살인범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남성 연쇄살인범과 다르다. 남성 연쇄살인범은 대개 성욕 등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다. 하지만 여성 연쇄살인범들은 피해자를 죽여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 때때로 자신과 감정적, 신체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나 애인이다. 즉, 남성 연쇄살인범은 자신이 즐기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여성 연쇄살인범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생활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방해가 되는 인물을 죽인다.

진화행동과학 저널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연쇄살인범들이 피해자를 목표로 삼고 죽이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심리적인 진화 때문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남성을 수렵꾼 혹은 사냥꾼에, 여성을 채집꾼에 비교했다. 남성 범죄자들은 목표물을 찾아다니며 헤치는 사냥꾼과 비슷하다. 여성 범죄자들은 신체 조건이 남성보다 열악하기 때문에 다른 목적을 위해 피해자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해 범죄를 저지른다.

남성과 여성 연쇄살인범들이 피해자를 목표로 삼고 죽이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심리적인 진화 때문이라고 한다(사진=123RF)

온라인 저널리즘 사이트인 QZ에 따르면, 연구진은 185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당시의 미디어 보고 자료를 토대로 미국의 남성 연쇄살인범 55명과 여성 연쇄살인범 55명을 비교했다. 여성 연쇄살인범의 80%는 피해자와 지인 사이였고, 72%는 자신이 돌보던 사람을 죽였으며, 51.9%는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반면 남성 연쇄살인범의 경우 65.4%가 피해자를 스토킹했다. 여성 범죄자의 3.6%만 피해자를 스토킹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심리학과 부교수인 매리사 해리슨은 "수집한 샘플에 따르면 오직 여성 연쇄살인범 중 2명만 스토킹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연쇄살인범은 물질적인 것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따라서 도난, 사기, 횡령 등에 연루된 범죄를 저지른 전과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여성 연쇄살인범은 자신이 보살피던 인물을 죽인 다음 사고로 위장해 주변인들로부터 관심과 동정을 받기도 했다.

한편 연구진은 남성과 여성 연쇄살인범 사이에서 공통점도 발견했다. 모두 어린 시절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적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였으며 평범하고 보편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다.

 

 

여성 연쇄살인범이 더 적은 이유

전통적으로 여성은 누군가를 보살피는 역할이었다. 이에 따라 더 예의 바르고 여성스럽고, 포용력이 크고, 수동적이어야 했다. 그 결과 여성은 덜 공격적인 사람이 됐다. 따라서 살인 사건이나 강력 범죄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우선 남성을 용의 선상에 올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범죄 심리학자인 에릭 히키는 "남성보다 여성 연쇄살인범이 더 적은 이유는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 연쇄살인범은 조용한 살인자다. 가족이나 자신이 돌보던 아이 등을 죽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미디어가 연쇄살인범의 성별에 따라 부여하는 고정관념도 문제다. 이는 여태까지 서양의 언론이 남성 혹은 여성 연쇄살인범들에게 붙인 별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양 언론은 여성 연쇄살인범에게는 졸리 제인이나 타이거 우면 등의 별명을 붙였다. 남성 연쇄살인범에게는 캔자스 시티 슬래셔 등의 범죄의 잔인성을 암시하는 별명을 붙였다.

여성 연쇄살인범은 드물기는 하지만, 범죄 방식이 결코 남성 연쇄살인범에 비해 덜 잔인한 것은 아니다. 범행 동기나 접근 방식은 다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살인 사건이나 강력 범죄가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이 우선 남성을 용의 선상에 올리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사진=123RF)
[리서치페이퍼=최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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