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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짓누르는 성역할과 사회 규범 "아빠들 육아휴직 쓰지 못한다"
등록일 : 2019-11-27 10:44 | 최종 승인 : 2019-11-27 10:44
이영섭
남성들이 낡은 성 역할과 직장 내 문화로 인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이영섭 기자] 남성의 육아휴직이 이전보다 많이 장려되는 추세지만, 정작 휴직하는 직장 남성은 드물다. 여기에는 여전한 성역할과 직장 내 낡은 조직문화의 영향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고질적인 성 역할과 직장 내 문화 

싱가포르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싱가포르가족개발부(MSF)의 배우자 출산 휴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남성의 3분의 2가량이 지난 1년간 육아휴직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중에서도 비교적 복지 정책이 잘 수행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싱가포르조차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절반도 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육아휴직 건수 증가율은 35%로, 2017년과 2016년에 각각 53%, 47%의 비율을 기록했던 것보다 훨씬 하락했다. 2015년과 2014년에도 56%, 43%가 참여했다. 반면 배우자 출산휴가 공유 비율은 2014~2018년까지 각각 94%, 94%, 95%, 95%, 그리고 97%의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수치에는 기업 문화와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그리고 직장에서의 자기 조정 등 여러 다양한 요소가 원인으로 자리한다. 다만 MSF는 정책에 따라 남성이 배우자 출산 후 1년 이상 휴가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18년 육아휴직 비율은 조금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경영대학(SMU)의 사회학자 폴린 스트라우한은 남성들 사이에서의 이런 낮은 휴직율은 여성이 자녀의 1차 보호자라는 개념이 더욱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규범이 진보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성들은 직장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고 싶어 장기간 휴직을 내고 싶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한 명이 희생하는 것이 낫다는 부부의 일반적인 사고도 반영돼있다. 

현지 HR 전문가인 어먼 탄 전 싱가포르 인사원장 역시 기업의 리더십을 가장 큰 요소로 꼽았다. 육아휴직에 대한 직장 내 반응은 결국 둘 중의 하나라는 것. 남성의 상사 및 동료들이 도움을 주거나 혹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 이를 조롱하고 빈정대는 것이다. 그는 이제는 우리가 역할을 균등하게 분리해야 할 때라며, 아버지가 갓 태어난 자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쉬는 시간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남성 짓누르는 경제적 성향 및 사회적 태도

미국의 가족 및 의료 휴가법에 따르면 여성과 배우자는 자녀가 태어난 첫 해에 12주간의 휴직을 얻을 수 있다. 육아 관련 매체 페어런트는 분명 좋은 복지 정책이지만, 실제로 많은 HR 전문가들, 약 5명 가운데 1명꼴로 이 정책을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육아휴직은 유급이기 때문에, 미국 가족의 경우 보통 매년 1만 4,700달러(1,729만 원)를 돌려받을 수 있다. 게다가 보스턴대학의 설문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 6명 중 5명은 최소한 월급의 70%를 받을 수 있으면 휴가를 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구식의 성 규범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태도에 영향을 받지 않기란 매우 힘들다. 이는 비단 일반 직장인에게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유명 야구 선수 다니얼 머피가 육아휴직으로 2014년 시즌 개막 경기에 참석하지 않았을 때, 많은 사람이 머피가 메이저 리그 야구 선수의 위치를 깨달아야 하며 아기는 보모를 고용하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변호사 톰 스피글은 남성은 여성과 달리 휴직 시 더욱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며 현 사회 풍토를 비판했다. 이는 대다수 사람들이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을 존중하지 않으며, 여성만 이 정책에 해당될 수 있다고 믿는 사고 때문이다. 

사회적 규범이 진보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남성들은 직장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해 휴가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사진=123RF)
 

남성이 해야 할 일

1. 유급 육아휴직 협상

이제는 성별 규범은 잊어버리고, 상사와 당당하게 대면해 유급 육아휴직을 위한 협상에 착수할 때다. 이는 남성의 일과 삶의 균형을 재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더 많은 수익율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2. 관련 그룹 만들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동료들과 직장 내 그룹을 결성하는 것도 좋다. 보스턴대학 연구에 따르면, 13%의 기업이 유급 육아휴직을 지지하는 남성 그룹을 가지고 있다.

3. 향후 계획 설계

9개월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이에 남성은 상사에게 이 기간 더 유연한 업무 배치를 고려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휴직 후 복직했을 때 바로 업무에 뛰어들 수 있는 모든 관련 준비를 마련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도움 구하기

일부 남성들은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신체적 및 정신적인 피로, 혹은 엄마 역할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이때는 배우자와 상의해 집안일과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등의 여러 업무를 서로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육아에서의 남성 역할이 여성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리서치페이퍼=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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