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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빵에서 예수의 얼굴을 보았다? 변상증의 기원
등록일 : 2019-11-27 11:43 | 최종 승인 : 2019-11-27 11:44
이영섭
변상증은 무생물에서 어떤 형태나 소리를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이영섭 기자] 사람은 누구나 어떤 사물을 볼 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얼굴의 형태나 모종의 패턴을 찾는다. 부러진 나뭇가지, 시나몬롤, 프레첼, 폭포, 곰팡이, 심지어 그릴 샌드위치 등 생명이 없는 사물에서 종교적이거나 신성한 존재의 이미지를 찾는다. 이러한 심리학적 현상을 변상증(pareidolia, 파레이돌리아)이라 한다. 즉, 변상증은 무생물에서 어떤 형태나 소리를 인식하는 것을 뜻한다.

그릴 치즈 샌드위치를 3,300만 원에 판매

무생물에서 찾은 이미지를 온라인 등에 올려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 2004년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10년 묵은 그릴 치즈 샌드위치를 무려 2만 8,000달러(약 3,390만 원)에 판 적이 있다. 보통 그릴 치즈 샌드위치는 6~7달러 정도지만 이 샌드위치는 특별했다. 여성은 샌드위치의 그릴 형태가 성모 마리아의 이미지라고 주장하면서 이베이에 샌드위치를 올려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흔한 무생물체에서 흔치 않은 이미지를 발견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름이다. 구름은 시시때때로 모양과 크기를 바꾸며 사자, 새, 비행기 등 생물과 무생물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만든다. 자연적 구조물도 누군가의 얼굴이나 형체와 비슷한 형태로 보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화성 표면에 나타난 사람의 얼굴이다. 

 

변상증이란?

과학 및 심리학의 최신 정보 온라인 네트워크인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변상증을 뜻하는 'pareidolia'는 그리스어 'para'와 'eidōlon'에서 비롯됐다. 'para'는 '옳지 않은 것' 또는 '잘못된 것'을 뜻하며 'eidōlon'은 '이미지' '형태' '형체' 등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변상증은 사물에서 패턴을 찾게 하는 심리학적 현상을 뜻한다.

변상증은 시각적인 형태뿐 아니라 음악 등을 통해 청각적으로도 작용한다. 심리학 웹사이트 올어바웃 사이콜로지에 따르면, 청각 변상증은 1980년대 음악 산업에서 논란이 됐던 '백마스킹(backmasking)'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 백마스킹은 음악을 거꾸로 재생했을 때 잠재적 메시지가 들리는 것을 뜻한다. 당시 특정 록밴드가 백마스킹을 이용해 악마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는 소문이 확산된 바 있다.

청각 변상증은 전자장비의 백색 소음을 이용해 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전자음성현상(EVP)의 설명이 될 수도 있다. 전자음성현상은 라트비아 작가이자 지식인 콘스탄틴스 라우비드가 1971년 발견한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도시 전설로 남아있다.

청각 변상증은 전자음성현상의 설명이 될 수도 있다(사진=셔터스톡) 
 

변상증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변상증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몇 가지가 있다. 올어바웃사이콜로지는 변상증을 '또렷하지 않고 무작위로 형성된 자극을 분명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람들이 어떤 사물에서 패턴과 같은 무언가를 보게 되면 이전에 보았던 이미지와 연관시키면서 그 사물을 실제 그 사물 이상의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긴 머리를 한 예수의 모습 등 종교적 형태가 자주 출몰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람의 감각과 관련된 착각이 변상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UFO 등 비현실적인 현상이 모두 사실은 사람의 감각이 착각을 일으킨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현실과 종교적 믿음이 뒤섞여 변상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핀란드에서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종교적 믿음이 강한 사람들이 풍경이나 사물에서 얼굴을 인지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기제로 고대 인류부터 변상증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영국심리학회의 크리스포터 프렌치는 석기 시대 사람이 수풀 한가운데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어 호랑이인지 토끼인지 분간해내려 할 때 멀리 있는 형체를 토끼보다 호랑이로 인식해 도망치는 것이 훨씬 생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변상증이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저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변상증이 생존을 위한 기제였다며 멀리서도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의 능력은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변상증이란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능력이란 설명이 있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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