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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성정체장애, 트라우마서 자기 보호하는 방어 수단
등록일 : 2019-11-27 15:30 | 최종 승인 : 2019-11-27 15:30
손승빈
해리성정체장애는 총 인구의 0.1~1%에서 발병한다(사진=123RF)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해리성정체장애가 트라우마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니 헤인즈는 4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반복적으로 강간 및 고문을 당했다. 이에 평생 심각한 트라우마와 공포를 겪어야했는데, 호주에서 일어난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아동 학대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다.

그러나 헤인즈의 강인한 정신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놀라운 일들을 진행시켰는데, 바로 공포에 대처하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2500가지가 넘는 여러가지 인격을 만들어낸 것이다. 바로 해리성정체장애(DID)다.

영국 BBC는 헤인즈가 겪은 학대가 너무 극단적이며 지속됐다는 것을 강조, 이같은 환경이 헤인즈로 하여금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인즈는 올 초 마침내 수년 동안 갈구했던 법의 정의를 얻었다. 학대했던 아버지 45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 이 판결에서 헤인즈의 다양한 인격은 학대를 인정할만한 주요한 증거가 됐다.

방송은 또한 이 사건이 호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다중인경장애(MPD) 및 DID를 겪는 사람들이 다른 인격으로 증언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동시에 인간의 두뇌가 잔인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케이스로도 여겨진다.

통계에 따르면, DID는 총 인구의 0.1~1%에 불과하지만 그 고통은 극심하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외래 환자들의 2~6%, 정신과 환자들의 4~7.5%, 그리고 정신 건강 서비스와 관련이 없는 개인들의 0.4~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ID는 인간이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진화적 적응으로 여겨진다(사진=123RF)

DID, 생존을 돕다

일부 사람들은 DID를 저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과 연관시키기도 한다. 물론 이 시 자체가 기발한 방식으로 숲속을 걷는 것을 묘사하거나 독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콧 펙 박사같은 일부 정신과 의사들은 이 작품이 문제에 맞부딪히고 해결하는 것과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보통 고난이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저항의 길을 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DID가 바로 그 것이라는 것.

또 DID는 정신 장애로 분류되지만, 다른 여러 전문가들은 이것이 인간이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진화적 적응이라고 믿기도 한다. 단 탈출구가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달린다. 가령 헤인즈처럼 학대를 겪는 사람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유일한 방어 수단인 셈이다.

정신 건강 관련 온라인 포털 굿테라피에 따르면, 해리는 기억 상실과 자신과의 단절감이 특징으로 나타나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및 외상에 대한 적응적 방어다. 이에 사람의 감정이나 신체 감각, 기억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 예로 트라우마 정도에 따라 발생할 수 도 있는데, 교통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이 사고 이후 며칠이 지나도 사고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다.

아니면 두뇌가 심한 학대에 대처하기 위해 둘 이상의 인격을 만드는 경우다. 그리고 이같은 인격은 각각 고유한 특성을 가지며 외상과 관련된 다른 기억을 가질 수 있다. 이에 DID는 생존과 대처 메커니즘 그 자체로 여겨진다.

텍사스 A&M 의과대학의 정신과 조교수 달린 맥러플린은 해리가 본질적으로 두뇌가 정신적 충격을 주는 기억을 어떻게 차단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사가 수행한 2016년 연구에서는 뇌가 트라우마적인 기억을 피하기 위해 방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도출된 바 있다.

박사 인간의 뇌에는 해리 없이는 극복할 수 없는 트라우마의 문턱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있다며, 나이나 유전적 요인, 환경 등은 이같은 문턱이 얼마나 높고 뇌가 심각한 외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뇌는 자신을 보호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일들을 수행한다(사진=123RF)

뇌가 정신 질환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식

이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인간의 뇌가 스트레스 및 트라우마로 인해 발생한 통제불가능한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밝혀지며 주목을 끌었다.

당시 연구를 주도한 페닌술라대학의과대학(PCMD) 연구팀은 인간이 정신이 가소성 능력으로 인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신 질환 발병의 위험성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에는 프로테아제 활성 수용체1(PAR1)가 존재하는데, 이는 외상성 사건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재프로그램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수용체들은 뇌의 정서적 중심인 편도체에 위치해 있어 명령 영역에서의 역할을 한다. 뉴런에게 활동을 중단해야하는지 아니면 가속화해야하는지를 알려줘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에서는 가소성이 인간의 두려움을 통제하는데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더 낮은 수준의 두려움이나 관련성이 없는 두려움의 유발 요인에 대한 과장된 반응을 개발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로버트 폴락 교수는 "동일한 수용체가 이전의 트라우마와 스트레스 경험에 따라 뉴런을 깨우거나 끈다는 사실은,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감정이 형성되는지에 대한 기존 지식에 새로운 차원을 더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인간의 뇌는 자신을 보호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일들을 수행한다. 이는 학대 희생자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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