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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우탄, 사람처럼 과거 사건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등록일 : 2019-12-02 10:04 | 최종 승인 : 2019-12-02 10:04
손승빈
오랑우탄은 단독으로 생활하며 대부분 나무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오랑우탄 무리가 사람처럼 과거의 정보를 서로 나누며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능력은 원숭이나 여우원숭이 같은 다른 영장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랑우탄은 단독으로 생활하며 대부분 나무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 생명체는 특별한 붉은 털과 길고 강력한 팔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영리하다. 

그리고 오랑우탄은 서식지에서 식물 종자 분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원사'라고도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오랑우탄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오랑우탄의 상태

2016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보르네오 오랑우탄에 '치명적인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선언했다. 2018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99~2015년 사이 보르네오 섬에서 14만 8,500마리의 오랑우탄이 사라졌다. 

학계에서는 현재 보르네오 섬의 오랑우탄의 수를 7만~10만 마리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지난 16년 동안 절반으로 그 수가 줄었다는 의미다.

리버풀존무어대학의 세르주 위치 박사는 "오랑우탄 개체수의 대량 감소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분석을 할 당시만 해도 이 같은 수치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엠마 켈러는 "오랑우탄을 멸종 직전으로 몰고 간 산업을 개혁할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우 영리한 동물

이전 연구에 따르면, 유인원과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은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영리한 동물이다. 특히 오랑우탄은 사람과 같은 성격이 있으며 매우 지능이 높다. 이들은 채집하고 쉴 곳을 만들고 청각적인 소통을 위해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그리고 오랑우탄은 옹알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리듬을 흉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오랑우탄의 음성 능력이 대체로 저평가됐다. 

연구팀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동물원의 오랑우탄에게 카주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하게 했다. 그리고 실제 악기 연주자들에게 오랑우탄 앞에서 카주를 불거나 여러 악기의 연주 시범을 보이게 했다.

오랑우탄은 몇 분 만에 연주자가 한 것처럼 카주를 포함해 여러 악기의 소리를 내고 음정과 박자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는 오랑우탄이 음성 능력이 있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2016년 IUCN은 보르네오 오랑우탄이 치명적인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발표했다(사진=플리커)
 

과거에 대해 소통할 수 있어

학자들은 오랑우탄이 매우 영리한 동물이라는 또 다른 증거를 발견했다. 야생 오랑우탄은 호랑이 같은 포식자를 발견하면 커다란 소리를 낸다. 이는 근처의 오랑우탄에게 위험을 알리는 소리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오랑우탄은 포식자가 지나가고 한참 후 이 같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오랑우탄이 과거의 정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증거라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대학 연구팀은 오랑우탄이 원거리 지칭법(displaced reference)을 사용해 과거의 사건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언어의 기본적인 특징인 원거리 지칭이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나 과거나 미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오직 인간만이 이 특별한 의사소통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물의 왕국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류 학자인 아드리아노 라메이라 박사는 수마트라의 케탐베 숲에서 오랑우탄이 원거리 지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숲의 바닥에 기어다니는 인공 '포식자'를 만들어놓고 총 24가지 실험을 했다.

오랑우탄이 매우 영리한 동물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사진=위키미디어커먼스)
 

오랑우탄은 가상의 포식자가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경고성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실험에서는 오랑우탄은 거의 20분 가량 대기하기도 했다. 오랑우탄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라메이라 박사는 분석했다. 

사실 포식자가 인접한 곳에 있을 때 경고 소리를 대면 오히려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오랑우탄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됐을 때 다른 오랑우탄에게 위험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능력은 원숭이나 여우 원숭이 같은 다른 영장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행동을 지연하는 것은 자극에 대한 인지 처리 능력이 뛰어나고 기본 지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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