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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류의 식인 풍습, 생존때문이 아니다?
등록일 : 2019-12-03 13:22 | 최종 승인 : 2019-12-03 13:22
조선우
식인 풍습은 보다 복잡한 행동 및 상징성, 혹은 신념 체계를 표현한 예일 수있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인류 초기 식인 풍습이 생존을 위한 수단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견해가 나왔다. 상징성, 신념 체계를 표현한 예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흔히 카니발리즘이라 불리는 식인주의, 즉 식인 풍습은 현대 사회의 많은 이들에게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가 된다.

특히 한니발이나 양들의 침묵같은 영화에 등장하며 매우 잔인한 풍습이라는 고정관념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는데, 이는 사실 선사 시대 인간의 조상들이 행했던 풍습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간의 초기 종족이었던 네안데르탈인들은 서로 교배하고 심지어 잡아먹는 풍습을 지녔는데, 2006년 수행된 한 연구는 이들이 굶주린 기간 동안 상대를 잡아먹으며 부족한 식단을 보충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3만 2000여년 전 유럽 내 초기 인류 역시 식인 풍습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식인 풍습은 지극히 정상적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 영국 서머셋 체더의 멘디프 힐에 소재한 체더 협곡의 고프 동굴에서는 수많은 고대인들의 흔적이 발굴됐었다.

당시 유해에는 10대와 3세 전후반 가량의 아동 유골이 포함됐었는데, 이는 식인 풍습의 분명한 증거를 입증하는 자료가 됐다.

많은 유골에서 인간에 의해 씹힌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갈비뼈와 긴 뼈들은 갈라져 개방돼있었고 기름이나 골수 등을 추출하기 위해 물어씹힌 자국들이 남아있었다.

BBC에 따르면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거의 1만 5000여년 전의 인간 유해가 동굴에 방치돼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실비아 벨로는 이와 관련해 "해면골을 으스러뜨리고 뼈를 부러뜨려 골수를 추출하는 등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호모 안테세소르는 단순히 종족의 과도한 규모로 인해 인육을 했을 수 있다는 설이 나온다(사진=셔터스톡)

또 이 같은 발견은 식인 풍습이 당시 조상들에게는 정상적인 행동이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물론 식인주의가 인간 본성의 어둡고 끔찍한 측면을 상기시켜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사실 이는 현대의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보다 복잡한 행동 및 상징성, 신념 체계를 표현한 예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다만 일부 두개골들의 경우 죽은 후에 변형됐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그럼에도 불구, 식인 풍습이 오래 전에 잊혀진 관행이나 풍습이 됐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이는 간간이 들려오는 끔찍한 인육 사건에서 잘 나타난다. 가령 지난 10월 한 남성이 러시아 북부에서 인육을 먹은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부분적으로 먹힌 3명의 인간 희생자에 더해 고양이와 개, 그리고 작은 동물들의 유골도 발견됐다. 체포된 남성에 따르면, 그는 인간을 칼로 찌르고 토막내 먹었다고 고백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선택권이 많다는 사실이다. 굳이 인육을 먹을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 이런 행위를 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 것.

이를 더 확장해보면, 과거 선사 시대에서도 다른 주변의 동물을 사냥해 먹을 수 있었음에도 왜 인육을 먹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인육, 수월하고 쉬운 식사?

휴먼 에볼루션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인간 식인종은 120만~80만 년 전 멸종한 인류종인 호모 안테세소르다.

연구자들은 이들이 서로 잡아먹는 식인 풍습을 가졌던 이유에 대해 단순히 당시 환경에서 종족 수가 과도하게 많았기 때문이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즉 많은 인간들이 주변에 널려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인육을 먹는 일이 쉬울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들은 사회 및 문화적 동기에서 순수한 영양분 섭취에 이르기까지, 조상의 식인 행동에는 몇 가지 가능한 설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큰 동물을 사냥해 가져와 먹기위해 일종의 여러 처리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에 비해, 인육을 먹는 것은 더 수익성있는 생존 전략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헤수스 로드리게스는 이와 관련, 식인 풍습은 동물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얻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며, 호모 안테세소르에게는 다른 동물보다 인간을 만나는 것이 더욱 쉬웠다고 밝혔다.

식인풍습의 이론 가운데 하나는 침입자를 잡아먹어 이를 자원이나 영토에 대한 방어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다(사진=셔터스톡)

식인 풍습, 단순히 생존때문에 야기되지 않아

식인 풍습의 또 다른 이론 중 하나는 바로 인체의 영양적 가치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브라이튼 대학의 인간 진화 전문가 제임스 콜은, 인간보다 동물 종의 영양 가치가 더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매머드의 골격근에는 360만 칼로리, 말은 20만 100칼로리, 붉은사슴에는 16만 3680칼로리가 들어있다. 반면 66kg 정도의 성인 남성은 약 14만 4000칼로리만을 함유하고 있으며, 골격근의 칼로리는 약 3만 2000 칼로리, 신장은 376 칼로리, 그리고 비장은 128 칼로리에 불과하다.

이같은 사실은 인간 조상들이 단순히 영양상의 가치 때문에 인육을 먹었다는 것을 암시하지 않는다. 2017년 진행된 한 연구는 이와 관련해, 식인 풍습에 대한 사회적 또는 문화적 이유가 존재했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침입자들을 살해해 잡아먹음으로서 이를 자원이나 영토에 대한 사회적 방어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다. 이는 인육을 먹는 것이 전적으로 생존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조상들의 광범위한 행동 패턴을 조사한 최근의 한 연구에서도, 이들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문화적으로 더 복잡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모든 요소들을 감안할때 식인 풍습은 아마도 생존보다는 선택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구자들은 식인 풍습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는 새로운 분석 방법과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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