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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동성애 행동, 자연스러운 걸까?
등록일 : 2019-12-04 11:30 | 최종 승인 : 2019-12-04 11:30
손승빈
올해 초 독일 동물원의 게이 펭귄 부부인 스키퍼와 핑은 알을 입양했다(사진=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동물들의 동성애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동물들에게 이 행위는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대다수의 입장이다.

올해 초 독일 동물원의 게이 펭귄 부부인 스키퍼와 핑은 알을 입양했다. 사육사는 두 수컷 펭귄이 부모가 될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두 수컷 킹펭귄이 자신들의 새끼를 키우도록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두 동성 펭귄이 서로 파트너가 돼 새끼를 키운 것은 스키퍼와 핑이 처음이 아니다.

뉴스 채널인 CNN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 ZSL 동물원의 동성 펭귄 커플 로니와 레지는 다른 펭귄이 버린 알을 주워 부화에 성공했다. 2015년의 일이었다.

 

한편 지난해 1월에는 시드니의 한 수족관에서 젠투펭귄 동성 커플인 스펜과 매직이 이들의 이름을 딴 스펜직이라는 새끼 펭귄을 부화시켰다.

사람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게이 펭귄 쌍은 뉴욕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 있는 실로와 로이다. 이 커플은 탱고라는 이름의 새끼를 부화시켜 함께 키웠다.

하지만 동물들의 동성애 관계는 펭귄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2009년에 발표된 동물 행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성 커플 관계를 맺는 동물 종은 1,500종 이상이다.

예를 들어 동성 커플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기린이다. 심지어 기린의 경우 모든 성적인 활동 중 90%가 동성 간에 발생한다. 독일의 방송국인 DW의 보도에 따르면 큰돌고래 또한 동성애 행동을 보인다. 이 돌고래들의 경우 50% 정도가 이성애 행동을, 50% 정도가 동성애 행동을 한다.

또 수컷 들소는 동성애 교미가 이성애 교미보다 훨씬 흔하다. 암컷 들소가 1년에 한 번만 수컷 들소와 교미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어린 수컷 들소의 절반 정도가 같은 성별과 교미를 하게 된다.

캐나다의 생물학자인 브루스 베이지밀이 1999년에 저술한 책 '생물학적 충만'을 계기로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들의 동성애 행동을 연구하게 됐다.

이 책에서 베이지밀은 수많은 동물 종의 동성애 행위를 나열했는데, 많은 과학자들은 동물들의 동성애 행동이 매우 드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수많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동물의 왕국에서 동성애 행동은 소수가 하는 행동이다(사진=셔터스톡)

동물의 왕국에서 동성애 행위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수많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동물의 왕국에서 동성애 행동은 소수가 하는 행동이다. 찰스 다윈의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에 따르면 동성애 커플은 후손을 낳아 번식할 수 없기 때문에 도태되게 된다.

동물들 중 동성애 행동을 하는 동물들은 번식 등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습관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다.

일부 동물들에게서는 동성애 행동이 가끔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발생한다. 레스브리지대학의 연구원 폴 바세이는 이에 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행동이 진화적으로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런 행동의 진화적인 결과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1,500종의 동물이 동성애 행동을 하며 동성 구애, 페어 본딩, 교미 등을 한다.

과학적인 소통을 전달하는 온라인 저널인 셀 프레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더 넓은 틀에서 이런 현상을 연구하고자 한다. 그래서 동성애 행동과 생식 행동, 사회적 상호 작용, 형태학을 연결지어 연구를 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탐구하던 의문 중 하나는 동성애 동물 커플이 자손을 생산할 수 없는데도 동성애 행동을 지속하는 이유였다(사진=셔터스톡)

동물 동성애의 진화 탐구

예일대학 임업 환경 연구소 연구진이 수행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여태까지 동물들의 동성애 행동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탐구하던 의문 중 하나는 동성애 동물 커플이 자손을 생산할 수 없는데도 동성애 행동을 지속하는 이유였다.

2008년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 행동은 각기 다른 동물 종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지타운대학의 생물학자인 자넷 만은 "이것은 유대감을 강화하는 행동일 수 있다. 가설 중 하나다.

또 어떤 경우에는 이성을 상대하기 위한 연습일 수도 있다. 큰돌고래는 동성 성행위를 자주 하는데, 이것이 나중에 이성 간의 교미를 할 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처 생태 및 진화 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 행동은 동물들의 조상 대로부터 내려온 일반적인 행동일 수 있다. 독립적으로 진화한 행동이 아니라 원래 동물의 진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돼 내려온 행동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동성애 행동이 동물들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내용을 반박했다.

연구진은 "우리는 이런 행동을 중립적이라고 부른다. 동물에게 특별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연 선택이 이런 행동을 굳이 없앨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동물들이 이런 행동을 지속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들 사이의 동성애 행동은 자연 선택 관점에서 동물들에게 유익할 수 있다.

한 동물이 더 많은 상대방과 파트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물 종이 한 마리 이상 상대와 짝짓기를 한다.

다시 말해, 이성 동물만을 선호하면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상대방의 수가 한정되지만 이성 동물과 동성 동물을 모두 선호하면 짝짓기를 할 수 있는 상대방의 수가 배로 늘어난다.

과학자들이 이 주제를 깊이 연구하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동성애가 역사적으로 비정상적이라는 편견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연구가 동물들의 동성애 행동에 대해 기존의 가설만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리서치페이퍼=손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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