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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에 묻힌 이누이트족 '킬라키트소크 미라'의 죽음
등록일 : 2019-12-31 11:31 | 최종 승인 : 2019-12-31 11:31
조선우
1972년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8구의 미라는 추운 날씨로 인해 완벽한 보존 상태를 유지했다(사진=플리커)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1972년 그린란드 북서부의 우마르나크 피오르드 해안에 위치한 누수아크 반도의 고고학 유적지 '킬라키트소크(Qilakitsoq)'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잘 보존된 인간의 유골이 발견된 것이다. 이들 유골은 커다란 돌무더기 밑에 묻힌 6명의 여성과 2명의 아동 등 총 8개의 미라였다.

이들 미라의 몸통은 그린란드의 춥고 매서운 기후로 인해 잘 보존될 수 있었다. 피부와 손톱, 머리카락 심지어 눈썹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던 것. 당시 현장으로 달려간 연구팀과 고고학자들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이들 미라의 시기를 대략 1475년 경으로 추정했다. 즉 500여 년 전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이누이트 부족 출신으로 유추했다.

당시 이들 미라의 장기는 워낙 잘 보존되어 있었기 때문에 검사가 가능했다. 시체외에도 학자들은 순록과 물개 가죽으로 만든 78점의 옷들도 추가로 발견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 발견은 가장 어린 아이의 시체였다. 당시 묻혔을때 약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작은 크기로 인해 다른 미라들보다 보존 상태가 가장 좋았다. 학자들은 아이가 가족들보다 더 빨리 얼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또한 여성 미라 가운데 한 개를 뺀 나머지 5개는 모두 얼굴에 문신을 해 사회적 지위를 나타냈다. 가장 어린 여성에게서는 문신이 없었다. 이는 결혼하지 않았거나 자녀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누이트족에 관한 모든 것

이누이트족은 시베리아와 북아메리카의 북극과 북극 이남 지역에 사는 원주민 부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을 에스키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에스키모란 '날고가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3세기 초 그린란드 해안에 도착하기 전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이주했으며, 주로 고래와 물개, 북극곰, 사향소, 새, 물고기, 그리고 순록 등을 섭취했다. 다른 원주민들처럼 동물의 모든 부분을 다 활용해 식량과 옷, 도구로 사용한다

이들은 또한 하늘에 떠있는 별을 통해 방향을 탐지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가혹하고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대 신화와 전설에서 유래한 도덕적 규범을 따랐는데, 가령 '투필라크(tupilaq)', 즉 악마의 영물이라고 불리는 조각물들이 예술 작품에서 많이 발견됐다.

이누이트족은 동시에 지략과 포용, 협력 및 토론과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 등을 중요시 여기는 부족이기도 하다. 현대에 와서는 전기나 기타 편의 시설, 사냥 문화, 기술 등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식생활은 삶과 전체성의 일부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이들의 전통적인 생활 양식이 극적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지구 온도는 2~5도 상승해 북극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한때는 친숙했던 영토가 이제는 불안정해진 것으로, 이는 이누이트족이 이동하는데 위협 요소가 된다.

이누이트족은 시베리아와 북아메리카의 북극과 북극 이남 지역에서 사는 원주민 부족이다(사진=셔터스톡)
 

미라의 죽음과 원인 추론

킬라키트소크에서 발견된 미라들의 죽음은 몇 년간 연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두 무덤에서 여자와 아이들이 발견됐지만 남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연구 결과에서는 이들이 당시 여성과 아동을 남성과 별도로 묻지도 않아 왜 이들이 어떻게 죽었고 함께 묻혔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다. 연구팀은 이에 시신들이 동시에 사망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위와 내장의 내용물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이들 미라가 죽기 전 영양 상태가 풍부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산물 75%와 동식물 25%로 구성된 식단을 유지한 것. 그러나 얼어붙은 시신의 폐 림프절에서는 엄청난 양의 그을음이 발견됐다. 또한 이에도 심하게 감염됐었는데 내장 일부에서는 이의 잔해가 남아있었다.

전반적으로 연구팀은 3개의 시신에 대한 사망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먼저 한 여성의 경우 두개골 밑바닥 근처에 악성 종양이 발견됐으며, 나이가 많은 다른 아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병인 칼베-페르테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린아이는 생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생매장된 아기의 경우, 당시 부족 사회에서 유아는 모친이 사망하면 같이 매장돼야 된다고 믿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된다. 이 시기 부족들은 식량을 얻거나 옷을 만들고 혹은 은신처를 짓는데 기여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부양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이는 이누이트족 사회에서 매우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아이와 모친이 함께 죽은 자의 땅으로 가야한다고 믿는 신념 역시 크게 작용했다. 

한편 이들 미라의 4개 시신은 그린란드 국립 박물관에 전시돼있다.

[리서치페이퍼=조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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