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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의 패턴이 조류의 진화과정을 암시한다
프린스턴 대학 진화생물학자 연구팀 조사
등록일 : 2017-06-24 18:00 | 최종 승인 : 2017-06-24 18:00
정세진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집에서 기르는 가장 흔한 가금류 알인 달걀은 갸름하면서 끝이 살짝 뾰죽하다. 반면 거위나 오리알의 경우 조금 더 타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다.

야생 속 산새들의 알을 보면 달걀보다 뾰죽한 눈물 모양에서 동그란 골프공 모양 등 그 형태가 의외로 상당히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새의 알 모양이 각기 다른 이유는 어미새들이 날아다니는 시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메리 스토다드 박사는 새 알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에 오래 전부터 흥미를 가져 왔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있는 척추동물 박물관(Museum of Vertebrate Zoology)에서 1400종의 새알 껍질을 수천 개씩 수집해 모은 디지털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스토다드 박사팀은 자체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 '에그엑스트랙터(Eggxtractor)를 만들어 새알의 길이와 너비 및 모양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 측정치를 사용해 약 5만개의 새알들 중 완벽한 구형에서 가장 벗어난 형태를 가진 것들을 관찰, 분류했다.

일부 새알은 뾰족하고 긴 형태를 갖고 있으며 또 다른 알들은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띠는 등 알의 모양은 다양하게 나뉘었다.

스토다드 박사는 새알의 모양이 껍데기가 아닌 껍데기 아래 붙어 있는 얇은 피막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아낸 후 하버드 대학교의 물리학자 L. 마하드반 박사와 함께 피막의 특성과 압력을 기반으로 한 수학적 공식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또한 막의 강도와 압력을 변화시켜 수십 가지의 알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 모델을 활용했다.

스토타드는 이러한 방식으로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새알 모양을 만들어 냈으나, 진짜 조류가 쉽게 만들어내지 못했던 유일한 모양은 완전한 구형이었다.

연구팀은 1000여종의 가금류 알 모양 패턴을 만들었으며, 각 분류에 속하는 새들은 특정한 알 모양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러나 새알 모양을 결정짓는 특징은 기존에 가설로 제기됐던 둥지의 모양이나 위치, 산란 개수 등과는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토타드 박사팀은 새의 비행 능력과 연관돤 날개 길이와 폭의 비율이 알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평가했다.

그 결과 하늘을 나는 시간이 많고 몸무게를 가볍게 할 필요가 있는 새들일수록 좀 더 길고 비대칭 형태의 알을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반면 하늘을 거의 날지 않고 육지에서 생활하는 새들일수록 구형에 가까운 알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타드 박사는 많이 나는 새가 더 긴 형태의 알을 낳는 이유에 대해 알이 구형에 가까워질수록 골반이 넓어져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철새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비행에 보내야 하는 새들일수록 뼈가 가볍고 몸체가 유선형에 가깝게 진화된 것처럼, 알 모양도 길고 뾰족해졌다는 것이다.

독일 본 대학의 고생물학자 마틴 샌더 박사는 "새알 모양에 관한 전반적인 패턴을 파악했다는 것은 매력적이다"라며 "새알을 통해 조류에 관한 일반적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토다드 박사는 자신의 연구 논문이 달걀을 개량하는 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화된 알의 형태를 추적함으로써 육지 척추동물의 진화 과정을 파악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최신호에 보도됐다.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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