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셔터스톡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가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의학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 중독은 질병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이 주제는 다시금 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진 헤이맨 하바드대 심리학 교수는 중독은 질병이 아니라며, 약물을 사용한 사람 중 10%만이 중독자가 되며, 주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 중 15%만이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중독자 중 80%는 30세가 되기 전 술을 끊는다는 '사이언티픽 어메리칸'지의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대부분의 경우 성인이 되거나 취업했거나 부모가 되면 약물을 끊는다는 것이다.

물론 성공적으로 중독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독자들이 의지가 약한 사람들이라거나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쉽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이를 대체해 줄 다른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학자인 리 로빈스는 1974년에 베트남 참전 용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베트남에서 약물에 중독된 군인들 중 귀환한 뒤 여전히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7%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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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의 심리학과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치명적인 양의 헤로인에 접근할 수 있었던 쥐에게 짝을 붙여주니 헤로인을 더 이상 섭취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중독이 질병이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약물 사용이 뇌를 변화시킨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뇌의 변화로 중독자들은 충동적이 되고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때 약물 중독자였던 신경학자 마크 루이스는 약물 중독으로 뇌가 변화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매우 매력적인 보상을 앞두고 나타나는 학습과 습관 형성에 있어서 신경가소성의 전형적인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는 중독자들 스스로가 상황을 파악하고 약물 외에 자신의 인생을 채워줄 다른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면, 학습을 형성하는 뇌의 구조를 재편성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약물 중독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만큼 중독도 암이나 당뇨병과 같이 질병으로 인정받아 중독자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미 군대에서 의무감을 지냈던 비벡 머시는 중독은 성격상 결함이 아니라 뇌의 만성 질환이라며,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명한 치료법이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매클레란 전 미 마약통제국 부국장도 약물 중독이 만성 뇌 질환으로 의학 치료로 개선될 수 있는데도, 미국에서 10명 중 1명의 중독자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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