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셔터스톡

뉴질랜드 정부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쥐, 주머니쥐, 담비 등 침입종을 박멸하는 '프레데터 프리 2050' 계획을 발표했다. 크리스퍼(CRISPR-Cas9)라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해 불임으로 만들거나 한 가지 성만 태어나게 하는 유전자를 퍼뜨려 뉴질랜드 토종 희귀 조류를 위협하는 이러한 침입종을 100% 박멸하겠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러한 침입종 때문에 토종 희귀 조류 중 4분의 1이 멸종됐다. 뉴질랜드에서 침입종이 한 해 2600만 마리가 넘는 닭과 달걀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희귀 조류들은 침입종이 성공적으로 박멸된 섬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생태학적 외래종 혐오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찬성하는 측에서는 침입종과 토종 조류 중 둘 중 한 가지가 멸종돼야 한다면, 인도적 방법으로 쥐를 박멸하는 것이 희귀 조류가 잔인한 방법으로 멸종되는 것보다 낫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사용하면 과거처럼 쥐덫이나 쥐약 등 잔인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도 있다.

또한 희귀 조류의 멸종을 막으면 관광 산업에 의한 경제적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하우라키만에 있는 티리티리마탕기섬은 1993년에 침입종이 박멸된 후 외국 및 국내 관광객 수가 세 배 늘었다.

▲ 출처 = 셔터스톡

하지만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종 박멸은 말라리아나 주혈흡충증과 같이 특수한 질병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는 있지만, 쥐와 같은 대량 개체를 대상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처럼 유전형질을 빠르게 퍼뜨려 인위적으로 초고속 진화를 발생시키는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 기술은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유전형질을 옮기는 이른바 보균자 동물을 개발하기까지 최소 2~3년이 걸리고, 실험실 테스트에 다시 2년이 걸리고, 적은 규모로 필드 시험을 실시하는 데 다시 몇 년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쥐는 많은 문화권에서 해충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성스러운 동물로 간주하는 문화권도 있고 지구 생태계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구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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