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같이 꿈을 꾼다. 달콤한 꿈도 꾼다.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꿈, 평소 가고 싶었던 나라를 여행하는 꿈, 조상님이 숫자 6개를 알려주는 꿈. 사람마다 꿈에서 맛보는 달콤함이 다르다.

하지만 악몽은 이런 꿈과 달리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이 자주 꾸는 공통의 악몽 주제가 있다는 것!

연구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기에 앞서 이 연구의 한 가지 특징을 알리고자 한다. 이 연구는 악몽(nightmare)과 나쁜 꿈(bad dream)을 구분했다. 이 연구에서 악몽은 너무 무섭거나 끔찍해서 '도중에 깨는 꿈'이며, 나쁜 꿈은 마찬가지로 두렵거나 불쾌하지만 '중간에 깨지는 않는 꿈'이다. 꿈을 꾸다 도중에 깨는지 아닌지 여부로 구분했다.

또한 이 연구는 2014년 학술지 '수면(Sleep)'에 게재됐다.

◇ 보다 깊이 있는 자료

캐나다 몬트리올대학에서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쥬느비에브 로버트 박사와 안토니오 재드라 박사는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를 연구했다. 두 사람은 331명에게 2~5주간 꿈을 기록하게 했다. 꿈 기록은 실험 참여자가 꿈 내용을 짧게 묘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피실험자들은 평균 144단어 분량으로 꿈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보다 깊이 있는 자료를 얻기 위해, 피실험자들이 꿈 주제가 미리 기입된 질문지를 보고 해당되는 주제를 선택하는 간단한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악몽 253개와 나쁜 꿈 431개를 분석, 총 9,796개의 줄거리를 확인했다.

◇ 악몽 vs 나쁜 꿈

악몽과 나쁜 꿈은 차이가 있었다. 악몽의 경우 '물리적 공격'이 48.6%로 가장 빈번했던 소재였다. 반면 나쁜 꿈은 34.6%로 '대인 간 갈등'이 가장 비율이 높았다. 두 번째로 빈번했던 소재는 악몽은 '대인 간 갈등', 나쁜 꿈은 '물리적 공격'이었다. 둘이 뒤바뀐 것이다. 3위는 둘 다 '실패 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네 번째로 빈번했던 소재는 악몽과 나쁜 꿈이 서로 달랐다. 악몽은 '쫓기는 상황' 및 '악마'였으며, 나쁜 꿈은 '건강 걱정 및 죽음'이었다. 나쁜 꿈이 악몽보다 좀 더 감정과 관련이 깊고, 현실적인 소재가 많았다.

이밖에도 악몽과 나쁜 꿈의 주제는 '불안/걱정', '사고', '재난 및 재앙', '벌레', '환경적 비정상(Environmental abnormality, 꿈에서 기이하거나 불가능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빈도가 낮았던 주제는 뜻밖에도 주로 '재난 및 재앙'과 '환경적 비정상' 등이었다.

또 악몽은 나쁜 꿈보다 강렬한 감정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악몽은 나쁜 꿈과 비교했을 때 더 괴기스러웠다. 악몽은 나쁜 꿈보다 공격, 실패, 기분 나쁜 엔딩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꿈에서 느끼는 감정도 조사했다. 악몽과 나쁜 꿈 모두 '공포'가 가장 많이 보고된 감정이었다. 하지만 '공포'뿐 아니라 '원초적인 감정'도 주된 감정이었다. 악몽의 35%, 나쁜 꿈의 55%는 원초적인 감정을 담고 있었다.

◇ 악몽, 성별에 따라서도 다르다!

악몽의 주제는 성별에 따라서도 달랐다. 남자의 경우 여자보다 지진이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나 전쟁 등의 참사가 악몽의 주제일 때가 많았다. 대인 간 갈등은 여자가 남자보다 2배 더 많이 꿨다.

◇ 악몽, 막을 수 있다!

평소 악몽을 자주 꾼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각화 기법을 통해 자주 꾸는 악몽의 줄거리를 바꿀 수 있다. 평소에 잘 꾸는 악몽에 새로운 줄거리를 입힌 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공포의 대상을 직접 대면해 물리치는 상황이나, 초자연적인 존재가 구해주는 상황을 그려 보는 것. 쉽지는 않겠지만 연습을 통해 자각몽을 꿀 수 있는 것처럼, 악몽도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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