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홀로코스트(1930~40년대 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 기간 많은 독일인이 별다른 양심의 거리낌없이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잔혹하게 학살했다. 나치가 독일인들에게 유대인은 인간 이하의 존재로 자유나 존엄성, 삶에 대한 권리가 없는 대상이라고 세뇌했기 때문이다.

미 온라인매체 복스(Vox)는 나치뿐 아니라 인류 역사상 인간이 또 다른 인간에게 저지른 잔학한 행위는 비인간화(dehumanization)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의 심리학 교수인 폴 블룸은 비인간화만으로 잔혹한 학살의 역사를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누구나 잔혹 행위를 할 수 있다

블룸 교수는 잔혹한 행위가 비인간화의 결과라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누구라도 상황이 허락하면 엄청나게 잔학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 교수는 사람들이 타인도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란 걸 잊을 때 대량 학살, 노예화, 온갖 종류의 잔학 행위가 벌어졌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타인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할 때 온갖 형태의 잔혹한 일들이 벌어진다. 하지만 블룸 교수는 실제로 우리는 다른 사람도 인간이란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다만 다른 사람을 비난해도 되는 도덕적으로 책임 있는 존재로 여기기 때문에 타인을 상대로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블룸 교수는 "우리가 타인을 도덕적 책임이 있는 인간으로 보기 때문에 잔학한 행위를 저지른다"고 설명한다.

대량 학살이 가능한 건, 대량 학살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람을 죽인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대량 학살은 폭력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도구를 동원하는 행위인 도구적인 폭력(instrumental violence)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가해자는 피해자를 단지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로 여기기 때문에 대량 학살을 저지를 수 있다.

블름 교수는 나치 수용소에서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나치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은 노동을 위한 기계나 동물처럼 취급당했다. 나치는 유대인이 고문받아도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들을 학대했다. 블룸 교수는 다른 사람을 지배한다는 데 따른 일종의 만족감이 이런 타인에 대한 가혹 행위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한다.

잔혹 행위 저지르기

심리학자들은 상황이 허락하면 대부분 사람이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블룸 교수는 일부 예외도 있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블룸 교수는 실험실이나 현실 세계에서의 상황은 사람들이 끔찍한 일을 하도록 조작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한다.

철학자인 데이비드 리빙스톤 스미스는 사람들이 타인도 자신과 동등한 인간이란 점을 잊을 때 대량 학살이 일어난다는 블룸의 주장에 동의한다. 자신의 저서인 '인간만도 못한'(Less Than Human)에서 스미스는 인간의 잔혹성에 대해 탐구했다.

유대인인 스미스는 가스실, 끔찍한 의학 실험, 대량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고 회상한다. 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인간이 인간으로 보지 않아서 생겨난 악의 결과라고 말한다.

미국 잡지인 뉴요커에 따르면, 아우슈비츠(2차 대전 중 유대인이 대량 학살된 곳)에서 나치는 유대인 수감자의 팔에 숫자를 문신으로 새겼다. 이는 인간이 인간을 소유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다. 과거 학자나 정치인들은 북미 원주민이나 흑인이 타고난 노예라고 생각했다.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유럽에는 흑인을 진열해놓은 인간 동물원이 있었다.

잔혹함과 이별을 시도하는 패션 브랜드

한편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마이클 코어스는 자신의 브랜드에서 동물 모피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수많은 동물이 잔인하게 학대당하는 일을 더 방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 코어스 브랜드는 2018년 12월까지 모피 제품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유명한 구두 브랜드인 지미추(Jimmy Choo) 상품도 포함돼 있다.

마이클 코어스는 회사의 변화를 발표하며 동물 모피 대신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대체 물질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내년 초에 공개된다.

역시 유명 패션 브랜드인 구찌(Gucci)는 지난해 10월 자사가 동물 복지와 패션 업계의 모피 대안을 촉진하는 모피반대연합(Fur Free Alliance)에 가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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