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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영양 집단사망, 생태계에 긍정적 역할
영양 공급으로 실보다는 득이 많아
등록일 : 2017-06-30 01:49 | 최종 승인 : 2017-06-30 01:49
정세진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영양은 아프리카 초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로, 세렝게티 전역에서 수십만 마리에 이르는 영양이 서식한다.

그러나 영양 떼가 대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종종 참혹한 그림이 펼쳐진다. 이들은 강을 건너다가 익사하거나 악어에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의 생태계 연구 센터 생태학자인 아만다 수발루스키와 엠마 로지 박사는 최근 영양의 죽음이 오히려 아프리카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년 동안 수발루스키와 그의 남편 크리스토퍼 더튼은 영양의 대량 사망 규모와 그 효과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들은 영양의 시신 더미를 살폈으며, 시신을 분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미생물과 죽은 동물의 영양분이 먹이사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적했다.

수발루스키 박사는 죽은 영양의 사체 중 뼈 부분은 석회질 비료롤 사용되는 등 여러 가지 부산물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고래 사체의 생태학적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의 해양 생태학자 파울로 Y.G. 스미다 박사는 "죽은 고래로부터 나온 부산물은 주변 생태계에 대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야생 영양의 이주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의 동물 이동이다. 이들은 케냐와 탄자니아 사이의 1800km에 이르는 구간에서 무려 120만 마리의 집단을 이루며 이동한다.

이들은 매일 4500톤 이상의 풀을 소비하며 배설물을 쌓고, 이동하는 지역의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조경생태학자 J. 그랜드 홉크래프트 박사는 "동물의 대규모 이주는 생태계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스왈루스키 박사는 함께 작업하던 예일대학 대학원생이 영양의 대량 익사 모습을 처음 목격했을 때, 독수리와 황새가 그 시체를 가져가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 2011년부터 영양들이 이동하는 아프리카의 마라 강을 조사하기 시작, 사체에서 나온 탄소와 인, 질소 등의 함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매년 약 6500 마리의 영양들이 물에 빠져 익사하면서 10 마리 분량의 고래 고기를 강에 던지는 것과 근사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영양의 사체들은 분해되면서 매년 약 13톤의 인, 25톤의 질소와 107톤의 탄소를 생태계에 공급하며, 그 영향은 약 1달 동안 지속된다.

바이오매스의 절반을 차지하는 뼈는 7년에 걸쳐 부패하며, 그 과정에서 물고기와 다른 강변 생물들에게 먹이가 되어준다.

특정 동물군의 대량 사망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는 과거에도 밝혀졌다. 가령, 고래가 해양에서 사망하면 영양이 부족한 해저에 식량을 공급, 특수 생태계가 번성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죽은 영양들은 마라 강에 다량의 바이오매스를 공급하는데, 이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강에 연어를 방류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지녔다.

미국 인디애나주 노트르담 대학의 수생 생태학자 게리 람베르티 박사는 "영양의 대량 익사가 마라 강에 미치는 영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독수리와 황새는 내륙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야생에서 잡아먹은 영양분을 이동 시키므로, 영양으로부터 얻은 각종 성분이 강 너머로 퍼져 나갈 가능성도 높다.

펜실베니아 인디애나 대학교의 수생 생태학자인 데이비다 재너스키 박사는 "야생 영양의 생태는 과거와 현재의 동물 이동이 주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북아메리카의 들소, 중앙아시아의 영양과 북극에 서식하는 순록은 한때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주해 온 강에서 그들만의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

영양의 익사로 인한 손실은 전체 목장의 0.7%에 그친다. 대신 불법 수확이나 기근, 약탈로 인한 피해는 훨씬 크다.

홉크래프트 박사는 "영양의 집단 익사는 분명 끔찍한 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도움을 준다"며 "세렝게티의 자연은 생태계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립진화과학연구(National Academy of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리서치페이퍼=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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