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2017년에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밝혀져 기존의 이론이 상당수 뒤집혔다. 올해에는 지난해의 발견에 힘입어 새로운 이론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존 인류의 시초로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가 약 40만년 전 처음 나타나 약 12만년 전 이미 소규모 무리를 지어 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의 대이동설에 나타난 시기보다 훨씬 이른 시기다. 처음에는 소규모 무리가 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해 약 6만 년 전까지 더 적은 무리들이 아프리카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호모 사피엔스가 당초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데니소바인(Denisovan) 및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과 성 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도 발견됐다.

영국 더럼대학 고고학 교수인 프레데릭 폴즈가 이끄는 연구팀은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인근에 위치한 와디 다브사(Wadi Dabsa)에서 1,000점 이상의 석기 유물을 발견했다. 유물이 발견된 곳은 건조한 지역이지만 연구팀은 아프리카로부터의 인류의 대이동과 관련한 기정 사실에 근거해 유물이 사용되던 시기에는 이 지역이 훨씬 덜 건조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또한 모양으로 보아 이 곳에서 발견된 석기들은 176만년 전~10만년 전의 석기 문화를 뜻하는 애슐리안 문화(Acheulian culture) 당시 유물인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어떤 인류의 조상이 이 유물을 사용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석기가 사용된 추정 시간 범위를 좁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이 지역 기후가 지금보다 훨씬 덜 건조했기 때문에 인류의 조상이 근거지로 삼았다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실 아라비아 반도 전체는 250만년 동안 지구의 기후 변화와 몇 차례의 빙하기 사이클로 인해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겪었다.

▲ 출처=아라비아반도/맥스픽셀

폴즈 교수는 "빙하의 규모가 가장 컸던 시기에는 사하라와 아라비아 사막이 전체가 모두 건조했지만, 빙하가 녹는 시기에는 훨씬 덜 건조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로부터의 대이동을 촉발한 원인과 인류의 기원을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고고학 연구팀은 텔 아비브 인근 케셈이라는 유적지에서 8개의 사람 치아 화석을 발견했는데, 이들 치아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며 인류의 조상이 시작됐다고 알려진 시기보다 훨씬 오래 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치아의 주인은 약 20만~4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인류의 기원이 시작됐다고 알려진 훨씬 이른 시기다.

당초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론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20만년 전에 처음 나타났으며 동아프리카 지역에서만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에티오피아에 위치한 유적지인 오모 키비시(Omo Kibish)에서 발견된 화석을 기반으로 제시된 이론이다. 에티오피아는 홍해를 사이에 두고 예멘과 마주보고 있는데, 예멘 북쪽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바로 애슐리안 문화에 속하는 석기 유물 1,000점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발견은 1990년대에 광범위하게 실시돼 호모 사피엔스가 현존 인류의 유일한 조상이라 결론 내린 유전 연구 결과도 뒤집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6만~7만년 전에서야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케셈에서 발견된 치아의 주인보다 훨씬 늦게 나타난 인류인 셈이다.

텔아비브대학 고고학 교수인 이스라엘 허쉬코비츠는 "최근까지만 해도 현존 인류의 조상은 20만년 전, 빨라야 25만년 전에 나타났다는 이론이 대세였으나, 최근 새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인류의 기원은 이보다 훨씬 빨리 시작됐다. 하지만 얼마나 빨리 시작됐느냐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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