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셔터스톡

통계상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비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퓨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젊은층이 50세가 될 때 비혼자 비율이 4명 중 1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혼자가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혼자는 결혼하기 전 미혼 상태가 아니라 일생 동안 결혼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지는 비혼에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 과학자인 나탈리아 사르키시안과 나오미 거스텔은 미혼자와 기혼자가 친척, 이웃,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연구했다. 그 결과, 미혼자가 기혼자보다 훨씬 자주 사회 네트워크와 연결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이들에게서 도움을 받는 경우도 더 많았다.

이는 2008년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린 리서치 내용과도 맥락이 닿아 있는 부분이다. 리서치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행복을 증진시키는 열쇠는 우정이라고 소개됐다. 10명 이상의 지인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가족을 제외한 친구와의 관계가 행복 증진의 열쇠라는 점이었다.

미시건주립대학 심리학 조교수인 윌리엄 초픽은 몇 명의 정말 좋은 친구를 두면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초픽 조교수는 28만 명 가량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고령층의 경우 가족과의 관계보다 친구와의 우정이 건강과 행복의 더욱 중요한 척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비혼자는 기혼자보다 불안정하고 이기적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혼자는 수명도 짧고 외롭고 우울한 삶을 산다는 인식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혼자에 대한 다수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인식에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상당수 비혼자는 고립되거나 외로운 삶을 살지 않았으며, 비혼자는 수명이 짧다거나 결혼을 하면 아팠던 사람도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 된다는 보고는 대부분 과장된 것이었다.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지는 31개 유럽 국가에서 20만 명을 대상으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실시된 '유럽 사회 조사'(European Social Survey)의 결과를 소개했다. '행복, 탈물질주의 가치, 비혼자'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혼자는 기혼자들과 가치관 자체가 매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혼자는 더욱 개인주의적이었으며 자유, 창의성, 즐거움을 발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이러한 탈물질주의 가치를 수용하는 사람들은 행복도가 더 높았다.

유럽 사회 조사 보고서의 저자인 엘리아킴 키슬레프 교수는 대공황과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질적 안정을 바라게 돼,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생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후 세대는 경제적으로 더욱 안정되면서 탈물질주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슬레프 교수는 이혼자, 미망인, 비혼자 등을 망라한 모든 미혼자들은 기혼자들보다 자유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비혼자들은 결혼 생활에 고립되는 기혼자들보다 훨씬 활발하게 사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경향이 강했다. 친구를 자주 만나고 활발한 사회적 교류를 이어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률이 50% 낮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선미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