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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스러운 감정,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까?

   김은비 기자   2018-03-28 13:47

▲출처=픽사베이

 인간은 태어나서 숨이 꼴딱 넘어가는 순간까지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면서 산다. 실수로 방귀를 뀌었다든지, 콜라겐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콜레스테롤이라고 단어를 잘못 말했다든지 하는 사소한 실수부터 '아차' 하는 사이에 상대방의 단점이나 약점을 말해버렸다든지 하는 중대한 실수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실수를 범한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은 부끄러움, 창피함, 수치스러움. 개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자꾸 떠오르는 창피한 감정에 괴로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감정,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최근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리 지앙 박사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과학적 해답을 제시했다.

▲실험 과정 및 결과

◇ 관찰자가 되면 창피한 감정을 수그러든다!

연구진이 한 실험은 참가자들에게 창피한 상황을 목격하게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요가 수업에 참석 중인 한 회원이 실수로 방수를 뀌는 장면이 담긴 광고를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성전염성질환(통상적인 성교에 의한 성병과, 성교는 아니지만 유사한 성행위로 감염되는 모든 질환) 테스트에 관한 광고를 보여줬다. 세 번째 실험에서는 한 남성이 관심 있는 이성 앞에서 실수로 방귀를 뀌는 모습이 담긴 광고를 보여줬다. 그리고는 참가자들이 관찰자의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창피한 감정을 덜어낼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자의식 수준에 따라 몰입도에 차이가 나타났다. 자의식 수준이 높은 사람은 광고 속 배우의 상황에 몰입하는 정도가 높았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그저 광고를 보는 것뿐인데도 괴로운 감정을 느꼈다. 자의식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신을 의식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까 걱정하는 심리 등이 있다.

그러나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에게 상황을 관찰자로서 바라보게 하자, 자의식 수치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한 발짝 물러서서 관찰자로서 바라봤을 뿐인데 창피한 감정이 수그러든 것이다.

▲창피함을 역으로 이용한다면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

◇ 창피함을 활용한 광고

한편 이번 연구는 창피한 상황이나 요즘 말로 '오글거리는 상황'을 활용해 광고를 만드는 광고 제작사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앙 박사는 "창피함과 회피는 소비자로 하여금 다양한 제품을 사게 유인하는 데 기초를 형성한다. 옷깃의 둥그런 때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세탁 세제부터 접시에 묻은 보기도 싫은 찌꺼기를 제거해 줄 수 있는 식기세청기 세제까지 다양한 제품을 사게 유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창피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심리를 공략함으로써 오히려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

실제로 탈취제, 구강청결제, 껌, 기능성 샴푸 등의 광고는 옷에 땀 냄새가 배어 나오는 상황이나 입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는 상황, 비듬이 어깨에 떨어지는 상황 등에서 지인이나 상사에게 핀잔을 듣거나, 교제하고 싶은 여성에게 거절당하는 모습을 보여줘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 대비하지 않으면 이처럼 창피한 상황을 겪을 수 있음을 소비자에게 간접적으로 암시함으로써 지갑을 여는 것이다.

지앙 박사 역시 "우리 연구는 마케터가 소비자에게 창피함이라는 두려움을 심어주고 이를 피하고자 행동을 할 수 있게 유인하는, 그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저널 '동기와 감정(Motivation and Emotion)'에 발표됐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