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뇌와 네 뇌는 연결돼 있다! 신비로운 원숭이의 거울뉴런

2018-03-30 09:07:46 김은비 기자

거울뉴런은 아직 목적과 기능이 온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한다. 그렇다 보니 반대로 거울뉴런이 부족하면 자폐증 같은 사회성 기술과 관련된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동물은 다른 동물이 하는 행동을 보면 운동피질의 거울뉴런이 활성화된다. 먹이에 다가가는 동물을 봤을 뿐인데, 실제로 직접 먹이에 다가갔을 때처럼 뉴런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울뉴런의 이 같은 활동이 인간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30일(우리 시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한 대학 연구에 의하면, 원숭이의 거울뉴런도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다른 동물과 가까운 정도, 집단 내 계급, 먹이 경쟁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미국 듀크대학교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원숭이가 다른 원숭이의 행동을 지켜보는 등 서로 상호작용을 할 때, 두 원숭이의 뇌가 똑같은 활동을 보인다고 밝혔다. 두 원숭이의 운동피질 뉴런이 똑같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가리켜 '뇌 피질 동기화(interbrain cortical synchronization)'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뇌 피질 동기화'는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우선, 연구진은 원숭이 두 마리를 정한 후, 한 마리에게는 실험실 반대편에 놓여 있는 먹이에 다가가게끔 시키고, 다른 한 마리에게는 그 모습을 지켜보게 했다. 뇌 활동을 확인하고자 원숭이 두 마리에게 특수 장치를 부착했다. 이 장치는 한 번에 한 마리의 뇌 활동을 분석할 수 있었던 다른 장치와 달리 두 마리의 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장치다. 연구진은 이 장치로 운동피질의 활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관찰자 원숭이도 먹이에 다가갔던 원숭이도 운동피질 뉴런이 똑같이 활성화됐다.

이뿐이 아니었다. '뇌 피질 동기화'는 먹이에 다가갔던 원숭이의 이동 속도와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서로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원숭이가 먹이에 얼마나 가까운지 알려준 것이다.

그러나 연구진에 의하면 이 연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견은 따로 있다. '뇌 피질 동기화'가 집단 내 계급까지도 분석해 준다는 사실이다. 계급이 높은 원숭이가 먹이에 접근하는 모습을 계급이 낮은 원숭이가 봤을 때와, 계급이 낮은 원숭이가 먹이에 다가가는 모습을 계급이 높은 원숭이가 볼 때는 서로 뇌 활동 양상이 다르다.

우선, 계급 높은 원숭이가 계급이 낮은 관찰자 원숭이에게 다가갈 때는 '뇌 피질 동기화' 수준이 더 높아졌다. 특히 높은 계급 원숭이가 낮은 계급 원숭이 바로 앞 3걸음까지 왔을 때 '뇌 피질 동기화' 수준이 정점을 찍었다. 팔을 뻗어 공격을 하거나 그루밍을 해 줄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오자 '뇌 피질 동기화'가 최고 수준으로 활성화된 것이다.

반대로 낮은 계급 원숭이가 관찰자 역할을 맡은 높은 계급 원숭이한테 다가갈 때는 '뇌 피질 동기화' 정도가 높아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 피질 동기화'의 원인을, 두 원숭이의 거울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거울뉴런 활동이 일반적인 패턴을 따르지 않을 때 등 특수 상황에서 활용할 만한 진단 기준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수행한 미구엘 니콜레리스 박사는 "이 비침습성 접근법을 활용해 우리는 전문가인 운동선수들이, 뮤지션들이, 댄서들이 서로 얼마나 함께 잘 일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혹은 청중이 보고, 듣고, 상상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는지도 측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와 국립정신건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하트웰재단(Hartwell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았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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