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naver_post kakao_plus

스스로 이름 선택한 트렌스젠더 청소년, 우울증 및 자살↓

   김은비 기자   2018-04-02 05:21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출처=픽사베이)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자이고픈 남자,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이고픈 여자, 혹은 수술을 통해 여자가 된 남자, 남자가 된 여자를 가리켜 트렌스젠더라고 한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달라지면서 트렌스젠더를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줄었지만, 그래도 트렌스젠더가 설 공간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트렌스젠더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평안이 당연하게 따라오지는 않는다. 그렇다 보니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 듯싶다. 자기 이름을 스스로 선택한 트렌스젠더 청소년은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최근 '청소년 건강 저널(Journal of Adolescent Health'에 발표됐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춰 새로 직접 만든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흔히 사용되는 이름 대부분이 남성 이름과 여성 이름으로 나눠져 있다. '준식', '경호', '준영' 같은 이름은 주로 남자 이름으로 쓰이고 '은서', '아영' 같은 이름은 주로 여자 이름으로 쓰이는 것처럼, 미국도 성별에 따라 이름이 구별돼 있다. 그렇다 보니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남자가 개명 전 부모가 지어준 남자 이름을 쓰는 것, 혹은 남성의 정체성을 가진 여자가 태어날 때 받은 여자 이름을 쓰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등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일 수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스티븐 러셀 교수는 학교나 병원, 직장이나 금융기관, 지역사회 조직 등의 기관은 젊은 트렌스젠더에게 직접 선택한 이름을 쓸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성 정체성을 확고하게 해 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러셀 연구진은 그런 이유로 직접 선택한 이름이 젊은 트렌스젠더의 정신건강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 15~21세 트렌스젠더에게 △가정 △학교 △회사 △친구와의 만남 등 4개의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선택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연구 결과

▲연구 결과

그 결과, 위의 네 상황에서 스스로 만든 이름을 쓸 수 있다고 대답한 트렌스젠더는 그렇지 않은 트렌스젠더에 비해 심각한 우울 증상을 71%나 더 적게 앓았다. 자살 생각은 34%, 자살 시도는 65%나 더 적었다.

러셀의 이전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 및 초기 청년기의 트렌스젠더는 자살 생각을 다른 사람에 비해 약 2배 더 많이 한다. 젊은 트렌스젠더 3명 중 1명꼴로 자살을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앞서 소개한 4개의 상황 중 1개의 상황에서라도 자기가 만든 이름을 쓸 수 있는 경우, 자살 생각이 29% 상당 낮았다(이는 성격 특성과 사회적 지지를 감안한 수치다.).

러셀은 "젊은 사람들(트렌스젠더들)이 스르로 선택한 이름을 쓸 수 있게 지지하는 것은 실용적"이라면서 "존중할 만한 일이며 발달적으로도 적절하다"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와 UT인구연구센터, 유니스 케네디 쉬리버 국립아동건강인간발달연구소의 지원을 받았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