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와 로션, 샴푸, 방향제 등으로 널리 쓰일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티트리 오일. 면역성을 높여주고, 기침, 기관지염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을 완화해 주며, 여드름, 비듬, 무좀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티트리 오일의 가능성이 이에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계에서는 티트리 오일의 비밀을 밝히고자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 티트리 오일과 은이 만나면 강력한 살균 효과를!

티트리 오일과 은을 적절히 섞으면 강력한 살균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 2009년, 영국 울버햄튼대학교의 왕 리 로우 박사 연구진은 티트리 오일과 은을 낮은 농도로 혼합하면 항균 능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티트리 오일과 은(질산은)을 병원균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피부를 감염시키는 병원균(황색포도상구균)과 아구창을 유발시키는 균(칸디다 알비칸스)이 사멸했다.

이후 티트리 오일과 은을 리포솜(인지질로 이루어진 소포)에 주입했다. 병원균이 침투한 상처 부위에 전달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연구진은 티트리 오일과 은이 섞인 리포솜을 원하는 시기, 원하는 방법으로 통제해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티트리 오일과 은을 혼합하지 않고, 각각 활용했을 때는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증가했다. 연구진은 은에 과다 노출되면 피부색이 잿빛으로 탈색될 가능성이 있으며, 티트리 오일에 적정량 이상 노출되면 피부가 가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연구진은 티트리 오일과 은을 적절히 혼합한 화학물질을 활용한다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는 좋은, 피부 치료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지 않겠냐고 전했다.

◇ 티트리 오일, 남자아이가 과도하게 사용하면 호르몬 불균형 올 수 있다!

그러나 티트리 오일이 가능성만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열린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8)에서는 라벤더와 더불어 티트리 오일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원(NIEHS) 연구진은 티트리 오일이나 라벤더에 꾸준히 노출된 남자아이의 경우 사춘기 전 여성형유방증(prepubertal gynecomastia)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고 밝혔다. 사춘기 전 여성형유방증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사춘기가 오기 전에 가슴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병이다.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라벤더와 티트리 오일은 성질이 에스트로겐과 유사하며,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는 속성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여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호르몬이다. 그런 점에서 연구진은 라벤더와 티트리 오일이 사춘기 남성성의 발달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사춘기 전 여성형유방증은 발병률이 낮다. 그러나 연구진에 의하면 라벤더와 티트리 오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여성형유방증이 발병했다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반대로 라벤더나 티트리 오일 제품 사용을 중단하자 유방증이 사라졌다는 보고도 상당하다.

티트리 오일과 여성형유방증 발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지난 2007년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등에 발표되는 등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 티트리 오일의 명과 암

티트리 오일이 사춘기 남자아이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항상 사용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모든 화학물질이 그렇듯 티트리 오일도 가능성과 효과, 역효과를 동시에 품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는 티트리 오일을 사용자의 상황을 고려해 적정량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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