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트렌드 중 하나라면 단연 '채식주의'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구권의 경우, 유럽과 북미의 식품 업계가 점차적으로 이런 추세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정도다. 또한, 미국 인구가 모두 채식으로 돌아설 경우 3억 명이 넘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먹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건, 즉 완전채식주의가 오히려 백인의 남성성과 남성적 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어나는 등, 채식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 또한 강해지고 있다. 그럼 이제부터 채식과 관한 사실과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현상을 알아보자.

청년층의 채식선호주의

캐나다의 한 조사에 따르면 노령층보다 청년층이 채식을 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현지 델하우지대학의 실뱅 샤를 르보아 박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35세 이하의 사람들이 49세 이하의 사람들에 비해 채식, 혹은 비건 식단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3배 더 많았다.

연구에서 캐나다인의 7.1%가량은 자신을 채식주의자로, 2.3%는 오로지 식물성 식품만 먹는 엄격한 채식인 비건으로 밝혔다. 자신을 채식주의자로 밝힌 이들의 절반 이상은 35세 이하였다.

박사는 이는 매우 높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층에서 이렇게 많은 수의 사람들이 특정 식단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아, 수치는 향후 수십 년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사는 이같은 현상은 식량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식품 업계가 이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런 트렌드가 유지된다면, 육식에 집중된 트렌드는 줄어들면서, 결국 대형 레스토랑 체인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끊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채식을 선호하는 이유

젊은층이 채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부 사람들은 환경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채식에 뛰어들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건강상의 이점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은 동물 복지나 농업과 관련한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다. 박사는 실제로 많은 연구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육류 소비를 독려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조차도 가공 육류를 석면과 동일한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고 강조했다.

종교적인 이유도 찾아볼 수 있다. 채식으로 미국 기대수명보다 10년을 더 산다고 알려진 제7일 안식일예수재림교의 경우 1세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성경을 기반으로 하며 채식을 지지하고 육식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 왔다. 이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장수나 암 위험 경감, 심장 질환 감소 등과 관련된 과학자들의 연구나 견과류-씨드 다이어트 식단으로 인한 체중 감량 같은 독특한 나름의 통찰력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출처=셔터스톡)

미국인의 채식, 3억 5,000만 명 살린다

미국의 채식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이스라엘에 본부를 둔 바이츠만 과학 시스템 생물학 및 지속가능성 연구원인 론 밀로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모든 육식 기반의 식품을 채식 기반의 식품으로 대체할 경우 3억 5,000만 명의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다며, 이는 모든 체인 음식점의 음식물 쓰레기를 제거해 기대되는 이익보다 훨씬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와 연구팀은 채식 기반의 접근법이 국가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00년부터 시작해 이후 10년 동안 식습관과 농업 생산 방식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또한 모든 사람은 콜레스테롤과 지방 증가 없이 단백질과 칼로리, 섬유질, 미네랄, 그리고 비타민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모든 국가의 육류와 달걀, 유제품을 감자나 땅콩, 콩 및 기타 채식으로 동등하게 배합해 대체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총량은 12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쓰레기 배출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는 농기업의 생산량 가운데 약 30~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식량 안보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밀로 연구원은 지적했다.

백인 남성성과 채식의 논란

채식과 관련해 이념적인 사상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완전채식주의가 가부장제를 강화하고 남성주의를 확산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쟁이 벌어졌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사회학자 마리 케이트 마이섹은 논문을 통해 완전채식주의자들이 여성은 감정적인 이유로 채식을 선택을 하는 반면 남자들은 합리적인 이유로 선택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섹에 따르면 남자는 채식주의자가 됨으로써 합리성을 과시하며, 결과적으로 가부장제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섹은 미 남동부 도시 내 20명의 채식주의자들과 비건 남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개념화하고, 이들의 광범위한 정체성 관행과 관련해 자신들의 음식 소비 정체성을 설명하는데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분석했다.

그러나 건강전문가이자 건강 블로거 로비 소아브는 단지 20명과의 인터뷰로 모든 완전채식주의자의 성향을 결정짓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습관을 이념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섹의 논문은 SNS에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네티즌들은 이 주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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