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Heredity/Evolution Korean
수렴진화, 진화 선택의 신비를 푸는 열쇠 될까
2018-04-10 16:17:44
이찬건
(출처=셔터스톡)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이와 관련해 수렴진화가 실제로 자연선택을 바라보는 최적의 관점일 수 있다는 연구가 출판됐다. 몇몇 과학 기사에서 이미 이를 보도하였는데, 해당 연구는 하와이 제도에 서식하는 막대거미가 다른 곳의 거미와 유사하게 진화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와이 제도와 같은 지역은 자연적으로 격리되어 있다는 점에서 흔히 천연 진화 실험실 취급을 받아 왔다.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곤충들은 새를 비롯한 여러 포식자들로부터 위장하기 위해 주로 금색, 또는 암색이나 흰색 몸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 생물들의 DNA를 분석해 이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살펴보았다. 그들의 조상은 금색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색 및 흰색 거미들이 반복적으로 이 금색 조상으로부터 각각 암색 6회, 흰색 2회에 걸쳐 분화되어 나왔다. 이는 환경이 어떠한 형질이 선택될지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며, 같은 환경에서 그 선택은 보통 같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결과는 확률적인 요소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해

저명한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1989년 캄브리아기 진화를 설명하는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해’ (원제: Wonderful Life: The Burgess Shale and the Nature of History)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책에서 그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생물의 진화가 우리의 현실에서와 동일하게 일어났을까를 묻는다. 굴드는 진화가 재시작될 경우 지금과는 다른 진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굴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확률이 어떻게 진화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를 과학계에 제공했다. 이는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나비 한 마리만 밟더라도 역사의 흐름과 인류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의 근거가 됐다.

박쥐와 고래의 수렴진화

그러나 최근 들어 많은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대신 “수렴진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수렴진화란 서로 관계없는 생물들이 하나의 완벽함을 향하고 있고, 모든 생물 종은 이 이상적인 종에 도달하기 위한 다른 시도일 뿐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완전히 다른 종 사이의 유사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예를 들어 고래와 물고기는 각각 어류와 포유류에 속하는 종이지만, 수중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외형을 가지게 됐다. 

이제부터 박쥐와 고래처럼 완전히 다른 환경에 서식하는 매우 다른 두 생물이 수렴진화를 통해 각자의 환경에 적응한 사례를 살펴보자.

박쥐와 고래는 둘 다 뛰어난 반향 위치 측정 능력을 타고났다. 이들은 눈으로 사물을 보는 대신 사물에 음파가 어떻게 반사되는지를 듣고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한다. 그들은 주변 환경을 쉽게 잊지 않으며, 극도로 다른 환경에서 서식함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소리를 잘 듣는 두 동물이다. 수렴진화는 어떠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이상적인 방법은 몇 가지뿐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연선택을 살펴보면 이론적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동물이 어떻게 진화해 갈지 예측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이 과거로 돌아가 최초로 등장한 나비를 밟더라도, 나비는 이미 자연선택상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유리한 형질의 집합을 대변하고 있으므로 결국 나비와 매우 유사한 곤충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열대림과 식물의 진화

한편, 과학자들은 최근에 지구상 존재하는 열대림의 일반적인 진화 역사를 추적해 지구 온난화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단서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열대림은 겉으로 보기엔 전부 똑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크게 다르다. 열대림이 있는 남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세 대륙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열대림 나무 종은 전체 열대림 나무 종의 4%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종려나무는 남아메리카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아프리카 열대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 모든 지역의 환경은 열대 기후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96%의 나무 종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100명 이상의 연구진이 ‘공동 계통 발생 유사성’으로 불리는, 식물의 진화 역사를 알아내 새로운 연관성을 발견하려는 과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기 위해 위에서 언급된 세 대륙의 열대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았다. 이 연구에 활용된 나무 표본은 15,000가지의 서로 다른 종에 이를 정도로 방대했다. 이 대규모 연구의 주요 저자인 브루나이 다루살람 대학교의 페리 슬릭 박사는 두 지역에 각각 20종의 나무가 있을 때 같은 종이 하나도 없더라도, 모두 과거의 어느 시점에 진화 과정에서 연결되어 있으므로 계통 발생론을 통해 두 숲을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성은 자연선택이 이상적인 종을 향해 가고 있다는 주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지만, 슬릭 박사의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거대한 규모로 인해 확률이라는 요인을 고려할 수 있다. 각 대륙은 같은 진화적 변수 하에서 이상적인 생태계와 이상적인 종을 얻기 위한 과정의 반복으로 볼 수 있으며, 세 경우 모두 다른 방법으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슬릭 박사는 자신들이 첫 번째 지역에 서식하는 각 종과 가장 가까운 두 번째 지역의 종을 찾고, 계통 발생론적 방법을 통해 이 두 종이 어느 시점에 분화됐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서 슬릭 박사는 이 과정을 20종 전부에 대해 반복하고 평균을 계산해 보면, 가까운 종을 다수 가진 경우 이 분석에서 더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이찬건 기자]


Today's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