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영양 프로젝트는 오염되거나 황폐해지는 해변을 보존하는데 목적이 있다(출처=픽사베이)

미국에서 수년간 시행 중인 '모래 영양 프로젝트(Sand nourishment projects)'가 순조로운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염되거나 폭풍에 의해 황폐해지는 해변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모래 영양 프로젝트

미 노스캐롤라이나 아우터 뱅크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미국에서 진행하는 최초의 모래 영양 보존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연구팀은 수년간 해변에 새로운 모래를 추가해 배치하며 진전 상황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해변들은 올 3월 초에 현지를 강타했던 폭풍우와 기타 허리케인들을 견디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새로운 연구는 '해안공학(Coastal Engineering)'에 최근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도시 개발자가 기존에 수립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른 해변 영양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스 샌디에고 카운티는 향후 50년간 약 1억 6000만 달러를 들여 이와 관련된 일련의 프로젝트를 지원할 참이다. 해변 모래 보존은 관광객의 휴식 공간 지원뿐 아니라 침식과 침수를 방지하며 환경을 보호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4군데의 해변 영양 프로젝트를 검토해 프로젝트 완료 후 수년을 기준으로 상대적인 성공 수준을 파악했다. 이에 분석을 통해 모래가 조수와 상호 작용할 때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향후 진행될 유사한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역시 깊은 통찰력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이자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의 연구원인 보니 루드카는 그동안 모래가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해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래를 해변에 뿌리면 이들은 한 곳에서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며, 이에 모래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고, 또 어디로 이동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로 모래가 조수와 상호 작용할 때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모래사장,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해

샌디에고 북쪽에 위치한 토리 파인즈 해변(Torray Pines beach)은 이런 문제와 관련해 훌륭한 예가 될 수 있다. 지난 2001년 모래를 받은 이 해변은 이후 한 번의 폭풍으로 휩쓸려 나갔다. 루드카는 물론 이런 일들을 감안하긴 하지만 잘 자리 잡은 모래들 역시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로 이런 현실이 잘 반영된 곳이 임페리얼 비치(Imperial Beach)다.

임페리얼 비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모래 영양 프로젝트 장소다. 2012년 가을, 거의 올림픽급 수영장 140개의 규모에 이르는 모래가 촘촘하게 배치됐는데, 모두 해안의 남쪽과 북쪽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그러나 4년 후인 2016년 멕시코 북부와 캘리포니아 남부 태평양 연안을 흐르는 티후아나강 하구를 폐쇄하게 만든 장본인이 됐는데, 바로 강이 바다로 가는 길을 잃어버려 결국 저산소증과 초농축된 오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물속의 산소가 소실돼 여러 종의 수생 생물이 죽을 수 있다. 결국, 규모는 작지만 생태적 재앙이 발생했던 것이다.

루드카와 그의 팀은 토리 파인즈 해변과 임페리얼 비치 외에도 2012년의 카디프와 솔라나 해변도 연구했다. 제트스키와 ATV, 기타 도구와 차량을 활용해 해변의 지형도를 매우 정밀하게 묘사했는데, 모래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이런 지형도가 활용되면서 모래 재배포 경향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루드카는 이런 자료들로 모래 영양이 공급된 해변의 움직임과 모래가 공급되기 전의 움직임을 유사한 파도 조건하에서 서로 비교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추후 모래를 공급받은 해변이 폭풍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질 전망이다(출처=픽사베이)

모래 영양 프로젝트의 효과

노스캐롤라이나의 아우터 뱅크스에서는 지난해 내그스헤드와 키티호크, 서던쇼어스, 킬데빌힐즈 등 여러 지역에서 인근 해변을 펌프해 공급받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는 해변가에서 약 11km에 걸쳐 모래를 펌프질하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한 비용만도 약 3,850만 달러에 달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이후부터 불어닥친 폭풍우로 실제 모래 영양의 효과를 알아볼 수 있었다. 프로젝트 관계자인 샌디 크로스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현지를 강타했던 겨울 폭풍 이후로 여러 번의 작은 북동풍이 이 지역에 불어닥쳤다. 크로스에 따르면, 1월에 불었던 폭풍 이후로 모래턱 위에 약간 경사진 면이 발견됐지만 이후 다시 평평해졌다. 그리고 올해 3월 2~4일 닥쳤던 폭풍으로 모래 언덕 제일 위 주변까지 물이 차올랐지만 모래가 씻겨진 지역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모래 언덕이 폭풍에도 끄떡없이 잘 유지됐다는 것이다.

모래 영양 프로젝트와 관련된 또 다른 연구는 올해 6월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이후 조사에서는 영양을 공급받은 해변이 이러한 폭풍을 어떻게 극복하고 견뎠는지를 결정하는 과학적 자료가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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