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신체적, 정신적 활동 역시 유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발견됐다(출처=플리커)

기존의 유전학 이론을 깨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바로 유전과 상관없이 스스로 노력해 발달한 기술 역시 후세에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기존까지 유전학자들은 DNA 서열 변형으로 인한 기술만이 유전될 것으로 믿었지만, 최근 독일 연구원들은 일관된 신체적, 정신적 활동 역시 유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체 활동과 후성 유전

유전학자들이 연구하는 범위는 대게 알레르기 및 혈액 질환과 같은 유전적 건강 상태, 그리고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유전표지 등이다. 이런 조건들은 DNA 서열의 변화를 동반하지만, 일부 DNA 서열과 무관한 조건들 역시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로 후성 유전으로, 생활 습관이나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이 포함된다.

▲일부 DNA 서열과 무관한 유전 조건들 역시 다음 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대부분 임상 연구는 DNA 서열과 관련된 이상이나 질병에 더 많이 초점을 두고 있는데, 학습 기술 같은 긍정적인 특성이 부모에서 자녀에게 유전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에 신경퇴행성질환 DNZE-독일 센터(DNZE-German Center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의 연구팀은 이런 기술들이 유전을 통해 습득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연구팀은 먼저 쥐 실험을 통해 신체적인 활동을 많이 하도록 장려하는 자극적인 환경에 노출시켰다. 실험 결과 이런 환경에 노출된 쥐들이 대조군의 쥐들보다 학습 능력 테스트에서 더 잘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이 이 쥐들을 번식시킨 결과, 새끼들 역시 대조군에서 태어난 새끼들보다 학습 기술 테스트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실험 대상의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들의 경우 학습에 필수적인 뇌 영역인 해마에서 시냅스 가소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시냅스 가소성은 뉴런 간의 통신 안정성을 결정하는 것으로, 시냅스의 전달효율이나 그 형상이 시냅스 전부나 후부, 혹은 양자 활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새끼들의 시냅스 가소성이 개선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또 다른 연구를 진행했는데, 아비의 후성 유전에 초점을 맞춰 부계 DNA와 RNA 분자가 포함하는 정자 세포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특히 학습 기술의 유전 연관성을 알아내기 위해 DNA 분자 대신 RNA 분자를 실험했다.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활동적이었던 쥐들의 정자로부터 얻은 RNA를 추출해 수정된 난자 세포에 주입한 것이다.

주입된 정자를 가진 수정란 세포에서 나온 새끼들은 향상된 시냅스 가소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조군보다 학습 능력 역시 뛰어났다. RNA 분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분자를 자세히 관찰한 결과 후성 유전을 담당하고 있는 특정 분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추가적인 실험들로 2개의 마이크로 RNA 분자인 miRNA 212와 miRNA 132가 학습 기술 유전성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두 개의 마이크로 RNA 분자가 육체 및 정신적인 활동 후 뇌와 정자 세포에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 DNZE의 수석 과학자 안드레 피셔에 따르면, 마이크로 RNA는 쥐의 두뇌 발달을 미묘하게 변형시켜 시냅스 가소성을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이 자녀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경우에도 두 개의 마이크로 RNA가 정자 세포에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힐 계획이다.

후성 유전은 DNA 서열을 통한 유전성을 거부하는, 유전학에 있어 비전통적인 발견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유형은 후세대 혹은 미래 세대에게 전이되는 후성적인 표식을 만드는 부모의 경험에서 발견될 수 있다.

인간과 동물 같은 복잡한 유기체의 정자 세포는 부모 유전자의 프로파일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후성 유전 표식과 같은 유전자 프로파일에 포함된 세부적인 것들은 일반적으로 번식을 통해 사라진다. 수정된 난자가 분열해 자라기 시작하면 유전자를 빈 상태로 되돌리는 재번식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소수의 유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도 후성 표식을 유지할 수 있다.

▲후성 유전은 DNA 서열을 통한 유전성을 거부하는 비전통적인 발견이다

유전을 통한 특징들

유타대학의 유전과학 학습센터는 후성 유전이 아닌 유전학을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 관찰되는 인간의 특징을 몇 가지 소개했다.

1. 귓불 : 귓바퀴의 하단에 붙어있는 부위로, 귓불이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유전적으로 있는 사람도 있다.

2. 혀 말기 : 누구든지 다 혀를 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특징은 1940년 캘리포니아 유전학 교수였던 알프레드 스터번트가 발견한 것으로, 유럽인의 70%가 이런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일란성 쌍둥이의 70%가 이런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

3. 손잡이 : 약 30~100개의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는 특성이지만, 일부에서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가령 일부 문화권에서 일부 작업을 수행 시 특정 손은 사용하고 특정 손은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다.

4. 적록색맹 : X염색체에서 발견되는 단일 유전자에 의해 유발되는 특징으로,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부분 색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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