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높은 건물은 조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출처=셔터스톡)

인간 문명의 발달이 지구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 각종 환경문제와 지구온난화, 삼림 파괴는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생태학자들은 자연 환경과 인간 문명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전 세계 대도시에 들어선 높은 건물은 매일 조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대도시가 조류에게 가하는 위협을 통해 인간과 지구 환경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류 입장에서 보면 도심은 장애물 코스와 같다. 연구에 따르면, 도시는 조류의 비행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그 예로 지난 4년간 싱가포르 토착 조류 3분의 1이 건물에 충돌해 죽었다.

조류학자들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네이처소사이어티 싱가포르 지부나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등 주요 기관으로부터 362마리의 죽은 새를 수집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 데이비드 탄 교수는 "수집한 죽은 새 중 104마리는 빌딩 아랫부분에서 발견됐다"며 "새를 발견한 사람들이 새의 머리나 얼굴 부위에 상처가 있었다고 말한 내용을 토대로, 빌딩과의 충돌로 새들이 죽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머지 225마리의 사망 원인은 차량 충돌이나 천적의 습격으로 인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것이 싱가포르에만 국한된 동향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대도시에 퍼져있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북미에서는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새의 사체가 연간 1억~10억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여러 토착 조류가 건물과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아시아검은빛찌르레기와 분홍목비둘기, 아시아에메랄드비둘기 종이 다른 종에 비해 건물 충돌에 지나치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은 모두 숲의 가장자리에서 서식하며 과일을 먹는 조류로, 다른 종보다 도심 환경 위험에 노출될 때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싱가포르 공원 및 숲의 일부를 고려할 때 유목 성향의 종들은 수렵하는 동작으로 도심을 지나다니기 때문에 건물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새가 건물의 유리와 빛의 반사로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건설 시 가능한 유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심 설치 조류 급식기, 새들에게 이점인가?

고층 건물이나 환경오염 외에도, 도심 안팎에서 조류와 다른 야생 동물에게 미치는 여러 악영향이 많다. 특히 도시에 설치된 조류 급식기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인간과 야생 동물 사이의 가장 일반적인 상호작용이 조류 급식기라고 언급했다. 애틀란틱 에밀리 보이트 기자는 연간 5,000만 명 이상 미국인이 조류 급식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조류 급식기가 실제로 새들에게 이점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즉, 인간의 문명이 생태계의 자연 선택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으로 재고해 봐야 한다는 의미다.

코넬대학 조류학실험실은 겨울 동안 새들이 시에서 설치한 조류 급식기를 찾는지 관찰했다. 전 세계 3분의 1가량의 조류가 현재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반면, 시에서 운영하는 급식기를 찾는 조류는 통계적으로도 식별 가능할 정도에 그쳤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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