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지역의 학생들은 수면 시간이 짧고 공부 시간은 긴 것이 특징이다(출처=게티이미지)

학업 성취도를 중요시하는 부모들과 사회 환경으로 인해 대부분 동아시아 지역의 학생들은 수면 시간이 짧고 공부 시간은 긴 것이 특징이다. 이에 많은 학교가 아침 일찍부터 수업을 시작해 등교 시간도 이른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서는 학교 등교 시간을 늦출 경우 아이들의 수면 질이 높아져 궁극적으로는 학업 성취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학교 등교 시간을 늦춘 연구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의 복지가 증대됐다

학교 수업 시작 시간과 수면

수면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는 학교의 등교 시간에서의 약 45분간의 변화가 학생들의 건강과 수면에 장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특히 서구권보다 학문적인 성공과 성취도를 중요시하는 동아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국제 학생 평가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싱가포르의 학교 수업 시간을 조정해 그 효과를 관찰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학교 수업 시간이 비교적 일찍 시작하고 학업 성취도에 대한 열망도 높아 다른 국가와 비교해 매년 국제 학업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수면 시간도 10시간 이하로, 평균 권장 시간보다 더 낮은 수치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 시간을 줄이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정서적, 심리적인 문제 유발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대부분 학교는 보통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되는데, 이는 미국의학협회(AMA)가 권고하고 있는 오전 8시 30분 이상보다 1시간이나 더 빠른 것이다. 또한, 평균 수면 시간도 6시간 정도로, 이런 수면 부족은 이미 청소년 사이에서 만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2016년 7월부터 9개월간 싱가포르의 7~10학년 학생 총 375명으로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에 학교 등교 시간을 기존 오전 7시 30분에서 1시간 후인 8시 30분으로 늦추고 학교 종료 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면에 미친 영향을 조사했다.

▲평일 수면이 4분 증가할 때 학생의 정신 건강과 주의력, 친 사회적 행동이 향상됐다(출처=게티이미지)

동아시아권 실험 결과

동아시아와는 다르게 서구권에서는 학교가 대부분 늦게 시작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는 서구권에서는 일찍부터 학생의 수면의 질과 시간, 학업 성취도에 대한 연구가 더 먼저 이루어져 수면과 건강에 혜택을 파악한 반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런 연구가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과도 관계가 있다.

학업 성적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상 학교 수업 시간은 아침 일찍, 그리고 청소년들의 취침 시간은 늦어지는 것이 풍토화됐다. 이는 그만큼 공부에 매진하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 연구팀은 평일 수면이 4분 증가할 때 학생의 정신 건강과 주의력, 친 사회적 행동, 그리고 동료 관계 개선에 많은 혜택일 발생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한 달 후에는 학교 등교 시간이 32분 지연됐을 때 취침 시간은 9분가량 더 늦어진 점이 발견됐다. 이는 즉, 취침 시간이 23분 증가했다는 의미로, 연구팀은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의 복지는 증대됐고, 개인적으로 조는 현상도 낮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밤 수면 시간이 길어진 것과 학생들의 각성 수준 향상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등교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취침 시간 역시 늦어지면 긴 수면과 휴식으로 제공받는 이익은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명백히 드러났다. 가령 학교 등교 시간이 45분 늦어진 후 2개월간 더 많은 수면을 취했더라도, 그만큼 취침 시간이 늦어지면서 이후 7개월 동안 별다른 개선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치 박사는 동아시아 학교들이 수업 시간을 늦추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혜택을 꾸준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