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현미경은 암세포를 탐지하는데 효과적이다(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을 바탕으로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오버레이)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는 달리 사람들이 직접 보고 듣거나 느낌을 얻는 것에 집중해 효과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이런 AR 기술로 세포 샘플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AR 현미경이 개발돼 화제다.

▲AR 현미경은 개발도상국의 말리리아나 결핵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출처=게티 이미지 뱅크)

세포 탐지하는 AR 현미경

AR은 사용자들의 실제 현실 배경을 바탕으로 이에 컴퓨터로 생성된 이미지를 오버레이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내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이런 AR에 기반한 게임이나 기타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가 있다. 또한, VR과는 다르게 기존 환경을 활용해 그 위에 정보를 오버레이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이런 메커니즘을 이용한 현미경을 개발해 병리학에서의 AR 활용을 가능케 했다. 바로 병리학에 딥러닝 알고리즘을 갖춘 AR 현미경(ARM, Augmented Reality Microscope)으로, 사용자의 시야에서 실시간으로 딥러닝 결과를 분석해 표시할 수 있다.

이 ARM은 광학 통로로 출력물을 다시 투영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즉, 원래의 샘플 위에 시각적 오버레이를 한 것으로, 이런 투영법은 사용자에게 시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가령, 원하는 대상에 텍스트나 화살표, 원 및 기타 애니메이션과 같은 AR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적 피드백은 대게 초당 10프레임마다 업데이트돼 의료 슬라이드 검토를 가속화하는데 필수적이다.

개발자들은 이와 관련해 유리 슬라이드 위에 놓인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측하는 것은 암 진단의 표준이며 암 생물학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이미지로 인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진단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리 슬라이드로는 제공할 수 없는 양적 측정 기준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연을 통해 ARM은 암세포를 탐지하고 분류하는데 그 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개발자들은 ARM 플랫폼이 두 가지 다른 암 탐지 알고리즘을 실행하도록 구성했는데, 하나는 림프절에서의 유방암 전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전립선 절제술 샘플이었다. 최대 40x의 배율에서 AR 효과는, 의심되는 암이 자라는 주변의 윤곽선을 표시해 의사들이 파악하고자 하는 대상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ARM의 성공적인 암세포 탐지 결과로, 개발 도상국에 유행하는 결핵이나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 진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ARM은 그러나 악성 세포와 건강한 세포를 구별하는 데 있어 이미지 훈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다만 플랫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훈련을 통해 기능은 더욱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ARM 플랫폼이 병리학뿐 아니라 다른 생명 공학이나 재료 공학의 분야에서도 손쉽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을 활용한 의학은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의학 분야의 AR

구글의 ARM 외에도 AR을 활용한 의료 장치들은 지속적으로 개발되는 추세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AED4EU 앱 : 네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 대학의 메디컬 센터에서 개발한 앱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동제세동기(AED, 부정맥을 감지해 자동으로 제세동하는 의료기기)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2. 아이디사이드(EyeDecide) : 카메라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특정 조건이 눈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하는 앱이다. 가령 백내장이 눈과 시력에 미치는 영향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3. 아큐베인(AccuVein) : 의료진이 혈관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스캐너로, AR을 사용해 정맥이 있는 피부의 이미지를 투사한다. 이런 방법은 첫 주삿바늘로 찌를 때 정맥을 놓치는 실수를 45%가량 줄어들게 해준다.

4. 좀비, 런!(Zombie, Run!) : 사용자가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도시를 침범하는 좀비에 관한 음향을 제공해 사용자가 조깅이나 달리기를 할 때 지루하지 않고 즐거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5. 메드사이츠테크(Medsights Tech) : 외과 의사가 효율적인 수술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앱이다. 바로 종양의 3D 재구성을 활용해 의사가 최소 침습 수술로 종양을 절제할 수 있도록 해준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이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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