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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직원, 정말로 일 열심히 안 할까?
2018-05-03 09:06:43
김은비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 무역업체 사장 김 씨는 이른바 '투잡'을 하는 직원 때문에 내심 불만이 많다. 일은 곧잘 하는 편이지만 예전만큼 열심히 안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 동료 사장들은 가벼운 내색 정도는 해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그 정도로 일을 안 하거나 못 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투잡을 한다는 소문을 들은 후부터 괜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직원이 투잡을 한다는 소식, 어느 사장의 귀에나 달갑지 않기 마련이다. 돈을 써서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만큼 고용주로서는 직원이 회사 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으면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직원이 투잡을 한다고 해서 업무에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3일(우리시간) 미국 볼주립대학교 브라이언 웹스터 연구진은 투잡을 하는 직원도 다른 직원들만큼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도 비슷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투잡 직원들은 회사 일에는 열심인 대신 가정생활과 개인 시간을 희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 직원들이 회사 일에 충실하지 않다는 통념과 다른 연구 결과인 것이다.

연구진은 투잡 직원의 업무 충실도, 업무 능력, 업무 태도 등을 분석하기 위해 두 번의 연구를 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투잡 직원이 업무에 얼마나 열심히 임하는지 분석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투잡 직원과 일반 직원의 업무 수행 능력과 태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투잡 직원은 특정 일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두 가지 일을 공평하게 수행했다. 투잡 직원은 두 일을 똑같이 열심히 하고자 했으며, 동료 직원들을 돕기까지 했다. 투잡 직원은 업무 수행 능력도 일반 직원과 비슷했다.

그러나 투잡 직원은 일반 직원에 비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을 더 많이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무너진 것이다.

연구의 저자인 웹스터 박사는 "투잡 직원들은 자기가 일하는 조직들에 해를 주지는 않지만, 일 이외의 삶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조직들이 직원들의 투잡을 무조건 금지하는 내부 규제를 만들기보다는 투잡 직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웹스터 박사는 "두 개의 직업이 유발하는 부정적이고 개인적인 영향과 그 영향이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조직으로서는 투잡 직원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세우면 좋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대상자였던 미국 투잡 인구는 현재 720만 명 상당이다. 투잡을 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평균 46.8시간을 일한다. 주 38.6시간을 일하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매주 8.2시간을 더 일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부업을 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투잡 인구는 약 40만6,000명에 이른다.

투잡을 하는 이유는 부가 수입, 전직을 위한 경험 쌓기, 자기계발 등 다양하다.

이 연구는 3일(우리시간) '비즈니스와 심리학 저널(Journal of Business and Psychology)'에 게제됐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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