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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가 몰고 온 두 번째 재난?..."국가별 빈부격차에 따라 구호 수준도 달라"
2019-05-21 09:00:04
오진희
▲허리케인 카트리나 여파(출처=셔터스톡)

[리서치페이퍼=오진희 기자]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발생한 피해 현장에서 구호활동이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작업이다. 이는 재해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고, 고통받는 피난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준다. 때문에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재난방재채제에 큰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 구호활동이 오히려 재난 피해자들을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구호활동, 또 다른 재난이 될 수 있어

펜실베이니아대 사회학 교수 스티브 크롤 스미스는 시장원리에 입각한 구호활동이 또다른 재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교수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이후 천재지변을 겪은 이후 정체성을 새로 정립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쏟아왔다. 그는 또한 도시 공무원들이 사회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재난상황에서 활동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스미스 교수는 2015년에 저술한 '기회로 남겨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2개의 뉴 올리언즈 이웃 이야기"를 통해 6년간 총 47명의 재난피해자를 추적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구호에 대해 '두 번째 재난'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스미스 교수는 구호가 시장원리에 따라 이루어지기에 재난 이후의 빈부격차를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더 많은 스트레스

'대기, 문서 준비, 재제출, 또 기다림'. 이 같은 반복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카트리나 생존자들은 재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할 때보다, 구호를 받는 시간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 작업이 끝난 것처럼 보인 적은 없었다고 크롤 스미스는 전했다. 이 같은 비참한 경험으로, 자연재해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완전히 자신을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느꼈다. 재난 이전으로 자신들이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 사회학자는 1906년 지진과 폭풍 이후의 샌프란시스코와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겪은 뉴올리언스에서의 구호활동을 연구한 바 있는데 이 내용을 토대로 재난 극복을 정치적 틀로 분석해 다음 저서를 준비할 예정이다. 

크롤 스미스에 따르면, 하나의 재난이 이를 겪는 이웃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갱생과 변화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반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재난극복이 이뤄지기 전에 이미 존재했던 불평등이었다. 그는 두 가지 재난에서 두 도시의 지도자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했고, 소득과 인종 불평등을 덜어 도시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시장원리

그러나 시장원리가 지배하는 재난구호 프로세스는 구제 신청자들을 시장의 가치와 속성으로 판단하고, 이는 재앙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불평등을 또다시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스미스 교수는 휴스턴, 푸에르토리코, 버진아일랜드와 같은 세계 각지에서 진행된 구호에서 이런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해와 빈곤

베트남 뉴스는 자연재해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빈곤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빈곤 퇴치를 위해 열심히 일한 가정조차 종종 홍수로 인해 빈곤선 아래로 밀려난다. 집과 농작물, 가축이 물에 휩쓸려 나간다. 남팬인민위원회(Nam Pan People Committee)의 로 반 캔(Lo Van Can) 회장은 많은 가정이 파괴됐기 때문에 베트남의 42%가 높은 빈곤상태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재난과 연구의 단절

엘스비어 (Elsevier)의 연구는 전 세계의 재난 과학 연구 분야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재난의 영향이 가장 많은 느껴지는 곳과 이 주제의 학술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 서로 연관이 없음을 지적했다. '재난 과학에 대한 지구촌 조망'이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발행된 2만7,300개의 재난 과학 논문에 대한 데이터를 연구했다. 

이 연구는 재난으로 죽은 사람의 수보다 국가에 미친 경제적 영향이 더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이 재난에 관한 더 많은 연구를 하는데 비해 정작 재난이 자주 발생하는 신흥국가는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로 연구

아이러니하게도, 재해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들 중 일부는 연구가 진행조차 되지 않았다. 타임즈지는 재해로 인해 인구대비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아이티 사건을 인용한 바 있다. 이 나라는 동일한 5년 기간 동안 재해 과학 분야에서 42건의 출판물만을 생산했다. 실질적으로 재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벌어진 재난으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면 차후의 재난에서도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해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일본의 토호쿠대의 국제재해과학연구소 부교수 이즈미 타카코(Takako Izumi)는 연구원, 실무자 및 정책입안자간의 협력을 개선해 특히 재난 위험에 취약한 지역의 필요를 보다 잘 이해하고 국가 간 협력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오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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