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셔터스톡)

최근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진행됐던 발굴로, 인간 진화에 관한 기존 이해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또한 인류가 처음 지구 각지에 도달했을 시점에 관한 기존의 추정이 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종료된 여러 연구에 따라 아시아에서 생활했던 인류의 활동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른 시기에 진행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연구는 남아시아를 집중 연구했으며, 또 다른 연구는 중동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두 연구 모두 화석 기록이 이 지역에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는다는 개념을 뒷받침했다.

연구팀은 현대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16만년~20만년 전 아프리카에 나타났다는 이론을 재설계했다. 이는 에티오피아 화석 발굴 이후 약 반 세기간 학계에서 합의가 이뤄진 내용이었다.

이는 우리가 아프리카를 '인류의 요람'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됐다. 약 90년전 이스라엘에서 발굴된 화석은 초기 현대 인류가 약 9만년에서 12만년전까지 아프리카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 화석은 이스라엘 카프제 동굴과 스쿨 동굴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초기 인류로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은 지난 2002년에서야 발굴됐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프리카 외부에서 생활했던 현대 인류에 관한 초기 기록은 이스라엘 카멜산에 있는 한 동굴에서 발견된 턱뼈로부터 유추했다. 이 지역은 미슬리야 동굴 발굴 작업에 의해 2002년 발굴됐다. 각 분야 과학자들은 지난 15년 동안 연구 끝에 마침내 추정 시간대를 정확히 밝혔다. 현대 인류는 약 17만년~20만년전 아프리카 외부에서 정착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허쇼코비츠 인류학 및 해부학과 교수는 "이 발굴을 통해 현대 인류의 진화 개념 전체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1월 25일 사이언스 매거진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허쇼코비츠 교수는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에 관한 전체 이야기는 최소 10만년~20만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며 "미슬리야 화석으로 인류 진화 시간대를 다시 맞췄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발굴을 통해 화석 기록 기반 인류 진화 시간대 추정에 깊은 신뢰를 보였다. 이는 또한 미슬리야 화석 연구 발표 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 결과와도 일부 일치했다.

네이처지 발표 연구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는 남부 인도로 알려진 애티람팍캄 지역에서 시작했다. 이 연구는 현대 이스라엘에 살았던 초기 현대 인류는 5만년~13만 5,000년전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애티람팍캄에서 발굴된 인간 화석은 미슬리야 화석보다 앞섰고, 큰 식칼과 도끼를 만들어 사용한 기술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인도 샤르마교육센터 샨티 파푸 연구원은 "이번 발굴 결과는 이러한 문화를 가진 인류가 현지 여러 요인에 적응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며 "또한 시간이 흐르면서 도구의 형태도 진화를 거듭했으며, 남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생존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英 옥스포드대학 마이클 페트라글리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공개적인 찬사를 보냈다. 연구에는 오늘날 인구의 90% 이상이 6만년~12만5,000년전 사이에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이주해 온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내려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전적 증거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사피엔스는 모든 방향으로 흩어졌으며, 그들 중 다수가 1만 8,000년 전 남아메리카 끝에 도착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인류는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이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한 번에 이뤄진 대규모 이동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분파로 이주한 것이다.

기존 연구는 약 14만년 전까지 중기 석기시대 도구가 인도에서 나타났다고 추정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 두 배나 오래 전 시기부터 인도에서 중기 석기시대 도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또, 과학계가 인도 고대 인류 연구 자체에 중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화석 기록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도의 중기 석기시대의 도구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현대 인류 조상이 가진 차별점과 연구 성과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직립 보행하는 다른 도구 제작자인 영장류와 공존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다른 인간종과 달리 진화를 거듭하고 생존한 현대 인류 조상은 어떤 차이점을 가졌을까?

美 캘리포니아대학 캐서린 폴라드 교수는 "현대 인류가 도구 제작 지식과 언어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다른 인간종과 구별하는 게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을 침팬지와 구분 짓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다.

또, 폴라드 교수 연구 덕분에 인간과 다른 영장류를 구분 짓는 716가지 두뇌 영역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연구팀은 수천 개 침팬지 두뇌 세포와 수천 개 사람 두뇌 세포에 새로운 바이오 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두 종의 두뇌 세포 성숙도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분석해 소위 말하는 인간 가속 영역 716가지 기능성을 테스트한 결과 조현병과 자폐증 치료에 관한 잠재적인 표적을 발견하기도 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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