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즈에 있는 고대 마야 유적지(출처=셔터스톡)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박사과정 연구원 두 명이 가상 현실(VR)을 이용해 중앙 아메리카에 있는 벨리즈에서 고대 마야의 피라미드 유적지인 카할 페치를 재현했다.

고고학을 위한 실감 기술(Immersive Technologies for Archaeology)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 학생은 지아웨이 황과 아리프 마스루어다. 두 사람은 마야 유적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 이 VR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VR 기기는 HTC의 바이브, 오큘러스 헤드셋 등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연구진은 모바일 버전을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번 연구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지질학부의 연구 유닛인 코로프로넨시스(ChoroPhronensis)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

미시건대학에서 환경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황은 이번 프로젝트가 VR 기기로 일반인 및 연구진의 마야 유적지 탐방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은 마야의 유적지에서 수많은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일부 가면 등은 중국의 고대 유적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노던아이오와대학에서 지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마스루어는 지도학 및 공간 분석을 전문으로 한다. 마스루어는 VR 및 증강 현실(AR) 기술 능력을 발휘해 몰입형 환경에서 유적지를 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아침 일찍 유적지를 방문해 밝은 빛을 확보하고 구조 기반 매핑, 파노라마 이미지 촬영 등을 진행했다. 저녁에 수집한 이미지는 특수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로 처리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인간 눈과 비슷한 깊이를 지닌다. 인간의 눈은 양쪽 눈을 모두 뜨고 봐야 사물을 3D로 인식할 수 있다. 한쪽 눈만으로는 사물이 2D로 인식된다. 두 사람은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피라미드형 사원을 비록한 34개의 구조물 전체를 정확하게 묘사하고 고화질 시뮬레이션으로 세부 사항을 확대했다.

현재 모델을 이용하면 1000년 전의 유적지가 어떻게 보였는지 재현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경험 고고학이라 부르며, 사람들은 경험 고고학 기술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런 몰입형 기술은 또한 사람들이 문화 유산을 더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유적지의 사진을 찍어 나중에 사진을 다시 살펴보며 문화 유산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는다. VR과 AR은 이런 것을 실시간으로 가능케 하며 고고학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마야 문화는 심각한 기후 변화와 가뭄으로 인해 기원 후 900년대에 사라졌다. 카할 페치 유적지는 1950년대 펜실베이니아대학 박물관의 린튼 새터스웨이트에 의해 발견됐으며 이 지역의 발굴 작업은 1988년에 진행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인류학 박사인 클레어 에버트의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에버트는 기원 전 1000~기원 전 900년 사이의 벨리즈 마야인들의 식생활, 당시의 기후 변화 등을 연구했다.

황과 마스루어는 카할 페치 유적지를 연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황은 앞으로 중국 자금성에서 이와 유사한 V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전했다. 마스루어는 학계나 산업계에서 VR에 관한 연구를 이어갈 생각이다.

2017년에 노던애리조나대학 학생들 또한 카할 페치를 재창조하는 데 VR을 사용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완성된다면 카할 페치의 일상 생활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실물 크기의 실험실이 완성될 전망이다. 이들은 마야 문명이 멸망하기 전의 카할 페치의 일상 생활을 재현할 생각이다. 학생들은 사원 유적지와 인간 모델, 게임 시스템, 3D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해 VR 도구를 만들었다.

▲VR 고글을 사용 중인 남자(출처=셔터스톡)

이 VR 경험을 통해 사용자는 고대 마야 시절의 상인 역할을 수행하며 그 시대의 일상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또 VR에는 마야 사람들이 사용하던 제단, 마야 사람들이 자주 하던 고대의 공놀이 등이 시뮬레이션 돼 있다.

벨리즈대학 연구진은 VR 도구로 카할 페치의 유적지 연구에 관심이 있는 인류학자들을 교육할 계획이다. 이 VR 도구가 완성되면 일반 관광객들도 전시된 VR 도구를 체험할 수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강민경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