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쥐의 모습(출처=게티이미지)

동물실험은 이미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인간 연구의 과학적 가치가 중요한지, 동물의 생명이 중요한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계에서도 동물실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중 인간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소수라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다양한 약물을 쥐, 원숭이 및 다른 동물들에게 실험하고 있다. 물론 동물실험이 정말로 생명의 소중함을 초월하는 가치가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동물실험, 생각보다 효과 미흡해

현대 과학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물은 쥐와 기니피그다. 이런 동물은 대학의 연구소뿐만 아니라 사설 기업에서도 사용된다. 대학 연구소의 목적은 실험 결과와 새로운 발견을 논문으로 발표해 명성을 얻는 것이고, 기업 연구소의 목적은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것이다. 동물의 권리보호 운동가들은 어느 경우든 동물의 희생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동물의 고기를 식용으로 소비하는 것보다 동물실험이 훨씬 큰 논쟁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동물실험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비인도적인 현상 때문이다. 우리가 동물실험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얻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쥐와 인간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쥐에게서 나타난 연구 결과가 그대로 인간에게 적용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약물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는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결국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우리에게 쥐의 생명을 강제로 빼앗는 만큼 가치있는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인간과 실험동물, 다른점 많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저널에 실린 실험에서 연구진은 인간 뇌 세포를 새끼 쥐에게 이식했다. 이것은 인간의 두뇌 발달 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이 실험 결과를 활용하면 잠재적으로 어떤 환자의 손상된 뇌 조직을 대체할 인공 뇌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세포는 바이오 마커로서 초록색 빛을 낼 수 있도록 설정됐다. 이것은 의학 연구를 위해 기증된 인간 태아의 발육부진세포였다. 연구진은 이 세포를 새끼 쥐의 두개골 안에 이식했다. 인간과 쥐의 뇌 세포는 약 233일 동안 함께 성장했다. 어떤 뇌 영역에서는 인간 뇌 세포가 쥐의 뇌 세포보다 많았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골드먼은 "쥐의 뇌에 침투한 인간의 뇌 세포가 쥐의 뇌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했다. 쥐의 뇌 세포가 마치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 중인 과학자(출처=게티이미지)

동물실험, 대안은 없을까?

동물실험을 임상시험단계로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인지 정량화하기 위해 빅데이터가 사용된 연구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연구분석기관인 엘스비어(Elsevier)의 연구진은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일관되게 분석하기 위해 163만 7,449건의 부작용 보고와 가장 빈번하게 실험에 사용되는 5종의 동물 실험 결과를 분석했다.

모든 부작용 보고는 감시 당국이 이미 승인한 3,290개의 물질과 일치했다. 또 어떤 동물 실험 결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보다 훨씬 명확한 결과를 보였다. 엘스비어의 매튜 클라크는 "모든 생명과학회사들은 동물실험을 줄이고자 한다. 정부, 사회 및 동물복지단체 또한 이런 기업들이 동물 실험을 줄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이것을 수행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실험의 결과가 임상 실험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 규모의 분석이 진행된 적은 없다. 클라크는 "우리의 빅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개선해 연구진이 특정 약물을 실험할 때 그 결과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결과와 가장 가깝게 도출될 수 있는 동물 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면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제약 회사들은 앞으로 인도적인 연구 개발 혁신을 이어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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