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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학자들, "인구과잉과 기후변화로 美 도시서 항생제 내성 증가"
2019-06-07 09:00:04
김현영
▲항공모함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많은 사람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리서치페이퍼=김현영 기자] 미국 보스턴아동병원(Boston Children’s Hospital)과 캐나다 토론토대학(University of Toronto)의 전염병 연구팀이 미국 전역에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증가한 것과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최근호에 실렸다. 

항생제 내성의 주요 원인은 세균의 유전적 변이이다. 이전에는 환자가 항생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항생제 저항성 세균이 퍼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환경이 항생제 내성을 갖는 세균의 확산에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후, 전염병에 영향 미쳐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보스턴아동병원의 전염병 연구원인 데릭 맥파든 박사는 "기후가 다양한 전염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기후가 항생제 내성균을 퍼트리는 데 관여한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킨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음을 설명했다. 박테리아와 다른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에 이르렀다. 

한편 이 연구는 기후, 인구 밀도, 미국 전역에 걸쳐 항생제 내성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기온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일반적인 병원체들의 항생제 내성을 강화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연구의 공동 수석 저자이자 하버드의대 조교수인 마루리시오 산티야냐 박사는 "인구 증가, 기온 상승, 항생제 내성의 증가는 현재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 가지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현상들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인구 집단과 환경 변화를 배경으로 항생제 내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문팀이 계속 연구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팔렉신(Cefalexin) 항생제(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항생제 내성 증가

이 연구 과정에서 연구팀은 병원과 실험실 등 여러 시설로부터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모으고 대장균(E.coli), 폐렴간균(K.pneumoniae), 황색포도상구균(K.pneumoniae)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한 질병감시데이터를 취합했다. 2013~2015년에 문서화된 자료를 중점적으로 수집하여, 미국 41개 주, 223개 시설에서 모은 602건의 기록에서 600만개의 세균성 병원균 자료를 추려냈다. 기록에 따르면 조사된 병원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증가함에 따라 지리적 영역에 걸쳐 처방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베이스를 지리적 좌표 및 기후 변이와 비교했다. 이 때 사용된 지리좌표체계는 3차원 구면을 참조하여 지구상의 영역을 찾아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평균 기온(mean), 중간 기온(median), 지역 기온에 대한 위도 좌표와 비교한 결과, 지역 기온이 높은 곳과 항생제 내성이 가장 강력한 곳이 동일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맥파든 박사는 "우리는 항생제 내성과 기온 사이의 연관성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가할 수 있다는 신호 또한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낮은 평균 기온이 섭씨 10도 증가하면 대장균, 폐렴간균,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각각 4.2%, 2.2%, 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하버드의대의 소아과 교수인 존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우리 연구 밖의 추정치는 이미 우리에게 앞으로 몇 년 동안 항생제 내성이 급격하고 치명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아동병원 컴퓨터역학그룹의 최고혁신책임자(CIO)이기도 한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기후 변화가 항생제 내성의 증가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미래 전망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밀도와 비교해 보면, 연구팀은 1평방마일당 1만명이 증가할 경우 그램 음성 대장균과 폐렴간균에서 항생제 내성이 각각 3~6% 증가하는 것으로 봤다. 반면 그램 양성인 황색포도상구균에는 인구 밀도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추가 연구

맥파든 박사는 추가 연구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전염(transmission) 인자가 임계각(critical angle)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항생제 내성균에서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의 전염이 증가함에 따라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에 대한 진화적 선택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온와 인구 밀도가 전염을 촉진하여 항생제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팀의 가설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브라운스타인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전염병, 치료 약물, 변화하는 환경의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절실한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라고 강조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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