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선도할 IT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자율주행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똑똑한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마다 경쟁이 한창이지만, 우버 사고, 테슬라 사고 등 최근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과 교통 신호 체계에 대한 염려가 크다. 사람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질적으로 언제쯤 널리 보급되나 기다리면서도 지금의 자동차만큼 괜찮을지 내심 걱정한다. 잠재적 소비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어떻게 얼마나 걱정하고 있을까?

중국 톈진대학교와 창안대학교 연구진은 톈진 거주민 약 500명에게 자율주행 자동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지금의 자동차에 대해 물었다. 리스크 빈도를 주행 거리 기준 사망자 수와 인구 기준 사망자 수로 분석한 후, 교통사고 리스크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 4가지(절대 수용 불가, 수용하기 어려움, 수용할 수 있음, 절대 수용 가능)로 응답하게 했다.

조사 결과, 조사 참여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지금의 자동차인 인간주행 자동차에 비해 4~5배 더 안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뒤집어 말하자면 4~5배 더 안전하지 않으면 신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주행 중 영화를 감상하거나 책을 읽거나 잠을 청하거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등 각종 편의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안전 수준이 지금의 자동차와 비슷하다면 대중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용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안전이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될 때 오히려 안전에 대해 더 많이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전세계 교통사고 사망 리스크는 인구 10만 명당 17.4명으로, 조사 참여자 50%가 수용한 리스크 빈도 수치보다 350배 더 크다. 이를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입하자면, 잠재적 소비자로서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이 현재의 교통사고 리스크 수준에 비해 100배 이상으로 더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산업 안전 리스크 수용 수준에 대해 제안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리스크 수용 수준을 '수용 불가', '수용 가능', '널리 수용 가능'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자동차가 인간주행 자동차에 비해 안전성이 낮으면, '수용 불가' 등급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리스크 수용 수준을 기준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인간주행 자동차에 비해 4~5배 더 안전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재 교통사고 사망 수준의 75~80%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널리 수용 가능' 등급으로 분류되려면 현재 전세계 교통사고 리스크 수준보다 100배 상당 더 낮아야 가능하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펑 리우 박사는 "우리 연구 결과와 방법론은 정부 당국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규제할 수 있도록 명확한 안전 요건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업체가 반드시 갖춰야 할, 소비자의 기대치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 연구는 지난달 '리스크 분석(Risk Analysis)'에 게재됐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은비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