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롤 악보와 장식품(출처=셔터스톡)

아름다운 트리장식과 오색찬란한 조명, 푸짐한 선물이 넘치는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적인 축제다. 특히 이 때는 소비가 활성화돼 자영업자에게는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거리에 즐비한 쇼핑몰 매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캐롤을 틀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풍긴다.

한편, 크리스마스 음악인 캐롤을 너무 많이 듣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고 경고하는 심리학자가 있다. 린다 블레어 임상심리학 박사에 따르면, 캐롤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사람들은 부담감이나 억압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英 조간신문 데일리메일은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을 때마다 선물을 사야 하거나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한 요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땡그랑!' 돈 소리 울리는 크리스마스

하지만 쇼핑몰 업계로써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야 말로 1년 중 가장 불티나게 장사가 되는 시기다. 때문에 백화점이나 쇼핑몰은 크리스마스가 되기 몇 주 전부터 매장에 캐롤을 틀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에 미국 정신의학협회는 "몇 주씩 계속되는 캐롤 음악으로 인해 연말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이 61%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블레어 박사는 "음악은 이성이나 합리적 사고를 우회해 곧바로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음악을 들으면 감정을 자극하는 뇌 부분이 활성화 된다. 또, 음악은 우리의 반사작용과 적응 능력, 시각적 이미지, 기대, 기억, 감정적 전염 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크리스마스 캐롤을 너무 시끄럽게 틀 경우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쇼핑몰을 찾은 방문객은 캐롤을 피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출 효과

빅토리아 윌리암슨 음악 심리학 전문가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음악이 두뇌 '노출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캐롤 자체는 긍정적인 감정과 연관돼 처음 몇 번 들을 때는 크리스마스 기분에 젖어들지만, 장기간 반복적으로 비슷한 음악에 노출될 경우 두뇌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윌리암슨은 "차라리 소비자들이 쇼핑 중 보다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캐롤과 '향'을 적절히 조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실제 워싱턴주립대 1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캐롤 음악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향을 활용할 경우 캐롤만 반복적으로 틀어대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연구팀은 학생들을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향과, 크리스마스와는 관계없는 향에 각각 노출시키고 각 향을 친숙도·호감도·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또한 캐롤과 일반 음악에 대해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계피, 멀드 사이다, 소나무 등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향이 크리스마스 캐롤이나 크리스마스 가요 등과 결합했을 때 강력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성함이 확인됐다.

크리스마스 요리를 강조한 광고

영국 더 썬은 지난해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영국 대형 슈퍼마켓 '테스코'가 영국 소비자들의 크리스마스를 표현한 다섯 가지 광고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첫 번째 광고의 주인공은 크리스마스 대표 요리인 칠면조로, 영국 가정에서 칠면조를 요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고기를 손질하고, 굽고, 양념을 치는 등 전 과정을 보여준다.

테스코는 특히 자선 구호 단체인 페어셰어(FairShare), 트루셀 펀드(Trussel Fund) 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고객이 테스코에서 칠면조를 한 마리 살 때마다 두 자선 단체가 빈곤층 가정에 1유로를 기부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테스코는 하나의 대규모 광고를 반복해서 내보내는 것보다 다섯 가지 각기 다른 광고를 순차적으로 내보내는 2016년 마케팅 전략을 2017년에도 선보였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