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사슬(출처=123RF)

가르반의학연구소 연구진이 최근 DNA 모양이 '이중 나선' 외에 '꼬인 매듭' 형태를 취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밝혀 학계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953년 캠브릿지대학 제임스 왓슨, 프란시스 크릭이 박사가 상징적인 DNA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혀낸 이래 또 다른 획기적 발견으로 평가된다.

네이처화학저널에 출판된 최신 연구 논문에서는 이 새로운 DNA 구조를 i-모티프로 칭하고 있다. 이 구조는 꼬인 매듭과 유사한 형태며, 최초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발견됐다.

가르반연구소 항체 의학 단장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수석 연구원인 다니엘 크라이스트는 "대부분 사람들은 DNA에 대해 생각할 때 이중 나선을 떠올린다"며 "이 새로운 연구 결과는 이중 나선과 전혀 다른 DNA 구조가 존재하며, 이러한 구조가 우리 세포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이중 나선 DNA

DNA 또는 디옥시리보핵산은 인간의 생존, 성장, 번식에 필요한 정보를 세포 내에 저장하는 유전자를 담고 있는 분자다. 60억 개에 달하는 A(아데닌), C(사이토신), G(구아닌), T(티아민) 염기는 모두가 정확히 생명의 유전적 설계도를 표현하는 DNA 암호다. DNA 분자는 꼬인 사다리, 또는 이중 나선 모양을 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DNA는 실제 지난 1869년 발견됐으며, 유전적 성질은 지난 1943년에 밝혀졌다. 잘 알려진 이중 나선 구조는 1953년에 왓슨과 크릭에 의해 밝혀졌다.

왓슨은 1968년에 출판된 책 '이중 나선'에서 DNA가 두 개의 독립된 가닥으로 분리됨으로써 스스로를 복제한다는 자신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각 가닥은 새로운 이중 나선을 만들기 위한 틀이 된다.

크릭은 당시 술집에서 "생명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자신들의 발견을 내뱉듯이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 주장은 생명체가 어떤 방법으로 유전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지에 대해 인류가 가졌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과학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들의 발견은 생물학과 의학 분야 대혁명을 일으켰으며, 그 효과는 ▲태아 질병 유전자 검사 ▲유전자 변형 식품 ▲AIDS와 같은 질병의 치료법 설계 ▲시신 확인을 위한 법의학적 기법 ▲범죄 현장에서의 물리적 증거 채집 등에서 드러났다.

I-모티프 구조

과학자들은 관찰 도중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i-모티프로 불리는 녹색 점의 존재를 밝혀냈다. 그들은 이 모양이 실제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를 이뤘다가 흩어지고, 다시 형태를 잡는 것을 반복한다고 추측했다. 나아가 이들은 DNA 암호를 읽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크라이스트 교수는 "또한 우리는 지금까지 세포 내에서 i-모티프를 발견하기가 어려웠던 이유가 그들의 일시적인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i-모티프가 세포의 생애 주기 가운데 어느 단계에 나타나는지 밝혀냈다. 관찰 결과, i-모티프는 DNA가 활발하게 읽히고 있는 G1 후기 단계에서 나타났다.

▲DNA 사슬(출처=123RF)

이번 연구의 공동 수석 연구원인 마디 제라티 박사는 "우리는 i-모티프의 생성과 소멸이 그들의 기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며 "I-모티프들은 유전자를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하고, 특정 유전자가 활발하게 읽히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모티프는 유전자 조절과 활성화, 비활성화를 담당하는 DNA의 프로모터 구역, 노화 과정을 담당하는 종단 구역인 텔로미어에서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완전히 새로운 DNA 구조 발견에 환호했다. 이는 향후 i-모티프의 목적과, i-모티프가 질병 및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선행 연구가 될 전망이다.

I-모티프를 밝혀내다

실험실에서는 i-모티프를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관찰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는 DNA 연구에서 첫 고개에 해당한다. I-모티프 DNA를 감지, 추적,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DNA 매듭을 탐지할 수 있는 미세 탐침을 설계했다.

이 미세 탐침은 특정 물질을 목표로 하는 Y 모양 분자인 항체 분자 조각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실험에 활용하기 위해 여기 사용된 항체들은 다른 DNA 형태는 무시하고 i-모티프만을 찾아 달라붙도록 설계됐다.

한편, 연구진은 사람 세포 내에서 i-모티프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 기법(염료)을 활용했다. 이 과정은 과학자들이 세포핵 내 수많은 녹색 점을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됐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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