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식 삼림 벌채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 최근 삼림 파괴로 인한 파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국제 사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림 벌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무차별적인 삼림 벌채는 기후 변화를 앞당기는 행위다. 숲이 사라지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고, 이는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이어져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한다. 또한 삼림에서 생태계를 이루던 수많은 동식물을 멸종 위기로 내몬다. 오늘날 광범위한 삼림 훼손으로 국제 사회 우려를 사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다. 물론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이들 지역이 평균 기온이 삼림 벌채로 인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삼림 벌채 수준은 그 정도가 남다르다.

퀀틴 르준 기후 애널리스트 연구팀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삼림 벌채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숲이 사라지면서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 양이 급격히 늘어나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국지적으로 이상 열대화 현상을 일으켰다. 대기 중 이상화탄소를 끌어들이는 '카본 싱크(carbon sink·이산화탄소 흡수원)'가 삼림과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 이후 지구에서 사라진 삼림은 약 120만제곱킬로미터로 남아프리카 대륙 면적에 맞먹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상 열대화 현상도 마찬가지다. 대기와 지면 사이 물 순환을 일컫는 '증발산(evapotranspiration)'에 왜곡 현상도 나타난다. 호수나 습지 표면에서 물이 공기 중으로 이동하는 것을 '증발'이라 하고, 토양의 수분이 나무뿌리로 흡수돼 잎으로 올라간 후 수증기가 돼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것을 '증산'이라 한다. 이 증발과 증산을 합쳐 '증발산'이라 부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습도가 바로 증발산이다. 숲이 사라지면서 증발산, 즉 물 순환에 왜곡이 발생하고 이는 도시 열섬이나 열대야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나무를 잘라내는 것은 푹푹 찌는 날씨에 에어컨을 꺼버리는 행위다. 퀀틴 르준은 논문을 통해 "산업화 시대에 북미, 동유럽, 러시아 등 중위도 지역에 위치한 국가에서 대규모 삼림 벌채가 이뤄졌고, 이는 여름철 이상 고온 현상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삼림 벌채의 파장은 기후에서 끝나지 않고, 생태계에도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많은 동식물의 보고(寶庫)인 열대 우림의 경우 그 폐해가 심각하다. 열대 우림의 대명사인 아마존에 국제 사회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아프리카의 사막화도 심각한 실정이다. 줄리 알레만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연구원이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열대 아프리카의 숲이 21.7% 감소했다. 특히 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의 경우 삼림이 최대 90%까지 사라졌다. 다만 중앙아프리카의 경우 숲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학계가 의아해했다. 삼림이 늘어난 이유를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림 벌채의 결과(출처=게티이미지뱅크)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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