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체계는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한다(출처=셔터스톡)

과학자들이 아프리카인과 유럽인의 혈통 사이에 유전적인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인종은 면역 체계가 어떻게 염증을 일으키는지 결정하는 데 차이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것이 불균형한 진화 과정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말라리아가 인간의 면역 체계에 압박을 가했다. 조상들은 인간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 못했지만 현대 의학계에서는 조상을 추적하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간의 면역계는 수천 년 동안 다양한 종류의 감염과 싸우며 진화해 왔다. 그리고 이런 감염이나 감염에 대한 반응은 특정 지역의 곤충이나 질병에 맞춰졌다. 현대에는 면역계를 공격하는 질병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항생제 등의 약이 없던 과거에 조상들은 다양한 질병을 겪었다. 이 차이를 연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유럽인 혈통의 855명과 아프리카인 혈통의 914명을 대상으로 분자, 유전, 역학 데이터를 모았다. 이 자료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방암 역학 및 위험 컨소시엄에서 제공했다.

연구진은 혈액 샘플을 분석해 염증 과정에 관여하는 14개의 화학적 전달 물질을 발견했으며, 유럽계 사람들과 아프리카계 사람들은 그 중 절반이 대칭을 이뤘다. 비만, 나이, 흡연 여부, 교육 수준, 음주 등과 같은 생활 습관 요소 또한 이런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 되지만 연구진은 아프리카 계통의 유전 변이형을 발견했다. 이 변종은 백혈구를 염증 부위로 보내는 과정에 포함되는 두 개의 송신기를 직접 규제한다. 즉 아프리카 사람들은 끊임없는 말라리아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저항한 것이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야오 송은 "우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전염성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수천 년에 걸쳐 적응한 결과가 현대 환경에서 유방암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 데에 관련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아프리카와 유럽 혈통의 여성들의 특정 염증 마커 수준을 비교하고 생활 양식 등의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배제한 결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지닌 말라리아에 강한 유전자형이 다크 단백질(Duffy Antigen Receptor for Chemokines, CD234, DARC)에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계도를 이용해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도 있다. 어떤 회사는 개인이 손쉽게 DNA를 검사할 수 있는 DNA 검사 키트를 내놨다. 이제 DNA 검사는 일반적인 유전 질환 검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DNA 검사를 실시하며 미국의 규제 당국은 개인의 과거 의료 기록 등이 재산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제어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 제품 및 서비스 판매 회사의 주요 광고점은 조상 그 자체다.

▲가계도(출처=셔터스톡)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제공 업체인 23앤미(23andMe)는 "우리 서비스는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6만 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역사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즉 이것은 기술적인 것이지 의학적인 병력이나 유전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최근 경쟁 업체인 앤새스트리닷컴(Ancestry.Com)을 저작권 침해 문제로 고소했다. 앤세스트리닷컴이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으니 회사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특허 문제다. 이 특허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족 구성원인 '게놈에 의한 동일인'으로 분류되는 게놈 지역에서 공유되는 유전자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최근 유전에 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에 이 소송의 추이가 주목된다. 2017년에만 1,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의 가계도를 추적했다. 아직 가계도를 추적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데, 23앤미와 앤세스트리닷컴은 지난 해 엄청난 이윤을 남겼다. 만약 소송 결과 어떤 한 회사가 문을 닫게 된다면? 남은 한 회사에 이익이 몰릴 것이다. 이들의 서비스는 송과 같은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기반한다. 조상을 추적하는 것은 현대인이 유럽 혈통인지 아프리카 혈통인지 밝혀 그 사람의 면역 체계나 유전적 장점, 유전적 약점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유방암의 경우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송은 "이런 발견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진화적 적응이 우리의 면역 체계를 형성했으며 그것이 오늘날 인간의 면역 기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풀어야 할 다음 의문은 이런 진화 마크가 유방암 건강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라고 덧붙였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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